與중앙위, 1인1표제 표결 돌입…정청래 연임 시험대(종합)

대의원·권리당원 표 반영 비율 '1 대 1' 당헌 개정안
12월 부결 후 재추진…결과 따라 정치적 해석 엇갈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5차 중앙위원회의에서 국민의례하고 있다. 2026.2.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임윤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일 '1인 1표제' 도입을 위한 당헌 개정안 중앙위원회 표결에 돌입하면서 정청래 대표 체제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제도 개편의 범위를 넘어 정 대표의 리더십과 연임 가도까지 가늠하는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제5차 중앙위원회를 개회하고 온라인 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3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이날 안건은 2026년도 중앙당 재정운용계획 및 예산 심사·의결과 당헌 개정안 등 두 건이다. 당헌 개정안은 전국당원대회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기존 20대 1 미만에서 1대 1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정 대표가 당대표 선거 당시부터 강조해 온 당원주권 강화 구상의 핵심이다.

정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1인 1표제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동네 산악회부터 초등학교 반장 선거까지 우리 사회 어느 곳에서도 1인 1표는 당연한 상식이다. 그런데 민주당에서만큼은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표 가치가 달랐다"며 "소수에서 다수로, 독점에서 분점으로,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나아가는 것이 민주주의의 역사"라고 언급했다.

정 대표는 "1인 1표제 도입은 우리 민주당이 더 깊고 넓은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1인 1표제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일이며 우리가 1인 1표제로 얻는 것이 더 많다면 이번에 그 길로 과감하게 들어서자고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5일 중앙위를 열고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을 처음 표결에 부쳤지만,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정 대표가 재추진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당은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1인 1표제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37만 122명(참여율 31.64%)이 참여해 31만 5827명(찬성률 85.3%)이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당 안팎에선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1인 1표제가 정 대표의 연임 도전과 직결된 사안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권리당원 표심의 비중을 키우는 구조인 만큼 권리당원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정 대표가 선출된 지난해 전당대회와 최근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통해 권리당원과 중앙위원 표심이 엇갈리는 양상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1인 1표제는 차기 지도부 구도를 좌우할 수 있는 선거 룰로 인식되기도 한다.

다만 당내에선 속도 조절론도 만만치 않다. 1인 1표제라는 방향성 자체에는 공감하더라도 선거 룰을 결정한 지도부가 곧바로 그 규칙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용 시점을 8월 전당대회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 대표의 연임 도전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에서 이해충돌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주권주의는 헌법에 규정되어 있고 당원주권주의도 우리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면서도 "충분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숙고하지 않은 채 속도전으로 O·X만 묻는다면 그것은 당원을 거수기로 전락시키는 일종의 인민민주주의적 방식에 불과하고, 민주주의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하는 것을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굉장히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유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5차 중앙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6.2.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투표 결과 따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에도 큰 영향 불가피

여기에 정 대표가 지난달 22일 제안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도 이번 중앙위 표결의 변수로 거론된다. 당내에선 정 대표의 발표 시기와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 중앙위원들을 중심으로 정 대표의 연이은 정치적 드라이브에 대한 부담감이 표결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3일 오후 6시 투표 종료 후 가결된다면 후속 절차 없이 1인 1표제의 효력은 발생한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중앙위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별도의 최고위원회 의결이나 추가 승인 없이 곧바로 개정 내용이 적용된다.

반면 또다시 부결될 경우 정치적 부담은 고스란히 정 대표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첫 표결이 무산된 데 이어 핵심 공약이 다시 좌초될 경우 정 대표 체제의 추진력과 당 장악력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지도부가 이번에 투표 기간을 이틀로 늘린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참여 기회를 확대한 이상, 참여율이 중앙위원들의 정치적 판단을 드러내는 지표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투표 자체가 정치적 해석의 대상이 되면서 이번 중앙위 표결은 정청래 대표 체제의 향후 방향을 가늠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결과에 따라 당내 역학 구도와 차기 지도부 구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iminalli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