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특검' 연내 처리 불투명…추천 방식·수사 범위 놓고 이견

민주 '제3기관 추천'에 무게…장동혁 "말도 안 되는 조건으로 꼼수"
신천지 포함 여부까지 쟁점화…연내 처리 불투명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회동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통일교 특검 의제를 두고 논의할 예정이다. 2025.12.2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기자 = 통일교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특검 추천 방식과 수사 범위를 놓고 난항을 겪으면서 연내 처리 전망은 한층 어두워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민의힘과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늘 정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얘기를 하게 될 것 같다"며 "야당도 그 정도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안이 제안되고, 추진이 빨리 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상이 밝혀질 수 있도록 해야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특검법 준비는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당은 다음 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특검법 초안을 보고할 계획이다. 이용우 당 법률위원장을 중심으로 법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최고위 보고 후 의원총회를 거쳐 당론 발의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사법부와 정당의 추천권은 배제하고 대한변호사협회(변협)나 헌법재판소 등 제3의 외부 기관 추천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박주민 의원은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민간에 있는 사회단체나 시민단체가 추천하게 하는 얘기까지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야 간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에서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이 각각 특검 후보자 1명씩을 추천하는 방안을 새롭게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합의한 법원행정처 추천 방식에 대해서도 "결과적으로는 결론에 대해 심판을 해야 하는 삼권분립의 한 축인데 거기에 추천을 맡기게 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야당의 반발도 거세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BBS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민주당 내부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추천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민주당이 수용하기 어려운 얘기를 계속하게 되면 '결국 소나기 피하려고 받는 척 해 놓고 시간 끌기 침대축구 들어가려고 하는 거 아니냐', '오히려 국민들한테 사기 치는 거 아니냐'라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천 방식뿐 아니라 수사 범위를 두고도 양측의 이견은 크다. 박 수석대변인은 "가장 중요한 건 한일해저터널에서 이 문제가 출발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며 "(이 문제도) 특검 대상에 들어가야 한다는 개인적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앞서 전재수 의원도 전날 SNS를 통해 한일해저터널를 수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통일교를 넘어 신천지 등 다른 종교단체로 수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언주·황명선 최고위원에 이어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언론에 거론되는 여러 종교단체까지 건드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통일교 의혹은 물론 김건희 여사를 수사했던 민중기 특검의 수사 은폐 의혹까지도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성탄 교회 예배에 참석해 기도를 드렸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경기 용인시 '새에덴교회'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서울 서초구 '사랑의 교회'를 찾았다. (정청래 사진 더불어민주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12.2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양측의 공방은 거칠어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SNS를 통해 "민주당이 통일교 특검의 추천권을 헌법재판소나 민변에게 주겠다고 말하는 것은 특검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며 "여론이 불리하니 대충 협상하는 척만 하다가 말도 안되는 조건을 달아 협상 테이블을 엎겠다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공동 단식 등 추가 압박 카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박상혁 원내수석은 "장 대표가 지금의 당내에서 직면한 위기 상황들이 있지 않나. 이런 걸 모면하려는 걸로 보인다"며 "국민들에게 통일교 특검을 한다라는 굉장히 선명한 메시지로 합의했기 때문에 추천권 이런 문제들은 오히려 쉽게 합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결국 통일교 특검은 특검 추천권과 수사 대상 범위를 둘러싼 이견으로 연초 정국까지 이어질 핵심 쟁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여야 모두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각자의 정치적 유불리를 따진 공방이 이어지는 한 협상 타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iminalli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