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통령 입에서 환빠? 환단고기 믿더라도 공석서 언급은 곤란"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개인 취향을 드러내는 건 옳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13일 밤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이 대통령이 지난 12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환빠' 운운하면서 이미 위서로 결론이 모인 환단고기(桓檀古記) 진위에 대해 마치 아직도 의미있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처럼 공식 석상에서 말했다"며 "대통령이 실제로 환단고기 진서론을 믿거나 본인이 환빠일 수는 있지만 대통령은 설익은 자기 취향을 보이는 자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즉 "환단고기는 역사학계에서 거의 만장일치로 누군가 조작한 위서라고 결론난 지 오래인데 갑자기 대통령이 역사 업무를 담당하는 동북아재단에다가 '환단고기 논쟁은 관점 차이일 뿐이니 대응하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것 대단히 잘못됐다"는 것.
이에 한 전 대표는 "만약 이 대통령이 실제로 환단고기를 믿는다면 앞으로 공적 자리에서 그런 말 꺼내지 말라"고 했다.
또 "만약 안 믿는데도 그냥 아는척한 것이라면 앞으로는 좀 더 책임있고 무게 있게 행동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박지향 이사장에게 "역사 교육과 관련해선 '환빠' 논쟁이 있지요"라며 환단고기 진위 여부 논쟁을 묻자 박 이사장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이 "환단고기를 연구하는 사람들을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른다. 동북아역사재단은 고대 역사 연구를 안 하느냐"고 질타하자 박 이사장은 "재야 사학자들 이야기인 것 같은데, 그분들보다는 전문연구자들의 이론과 주장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기에 저희는 전문연구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환단고기는 1911년 계연수가 고대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다는 △삼성기 상(上) 하(下)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 등 4권의 한국 상고사를 책으로 묶은 것을 말한다.
계연수는 이 책에 자신의 설명을 단 뒤 제자인 이유립에게 60년 뒤 세상에 공개하라고 당부, 이유립이 1979년에 출간했다.
환단고기는 단군 이전에 환인과 환웅이 각각 지배하는 환국과 배달국이라는 국가가 존재했으며 아시아는 물론 유럽에까지 영향력을 미쳤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역사학계는 계연수 이후 60여년간 드러나지 않은 이유가 불명하고 시대와 맞지 않는 용어, 인용 문헌 출처가 불명한 점 등을 들어 위서라는 것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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