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술수" "이언주 맥락 몰라"…'1인1표제'에 與 '원보이스' 휘청
민주, 오늘 당무위 28일 중앙위 개최해 '1인1표제' 당헌·당규 개정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원보이스'가 정청래 당대표 취임 넉 달여만에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정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내건 '당원주권 정당'의 핵심 과제인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개정하려는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한 반발 여론이 커지면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당무위원회와 오는 28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1인1표제'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그러나 당장 '친명계'(친이재명계)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표적인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는 "취지는 좋으나 의견 수렴 방식·절차적 정당성·타이밍 면에서 '이렇게 해야만 하나'라는 당원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들려온다"고 지적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열성 당원을 포함한 다수 당원에게 폭넓은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일부 당 지도부의 의견만으로 당헌·당규 개정을 급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자칫 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슷한 취지의 발언 후 바로 회의장을 빠져나가며 '불만'을 표했다.
강득구 의원도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정당성, 표면적 변화보다 중요한 것은 균형과 미래의 설계"라고, 윤종군 의원도 "영남 지역 당 활동 활성화, 당원 자긍심 고취를 위한 최소한의 동인을 제공하는 대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며 당무위·중앙위 의결 절차를 사실상 반대하고 나섰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1인 1표제'로의 변경이 정 대표의 연임을 위한 사전 포석이란 시각도 있다. 강성 당원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된 정 대표가 '1인 1표제'를 도입해 내년 8월 전당대회에서 연임에 성공, 2028년 총선 공천권까지 손에 쥐려는 거 아니냐는 것이다.
정 대표는 지난 8월 임시 전당대회에서 상대였던 박찬대 후보를 권리당원 투표에서 30%포인트(p) 이상 앞섰다. 반면 전국대의원 투표에서는 박 후보에게 6.18%p 뒤졌다. 이때 대의원의 표 반영 비율은 권리당원의 17배(17대 1)였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압승한 것이 당선에 결정적이었던 셈이다.
이런 배경으로 일부 당원들을 중심으로 급기야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한 의결 무효확인 가처분 소송'을 진행하는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이에 이를 반박하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한민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정 대표의 연임 포석'과 관련한 질문에 "그렇게 정치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그것은 너무나 맞지 않는 얘기다"라고 반박했다.
원내소통수석부대표인 박상혁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 최고위원을 겨냥 "이 안건은 2022년부터 시작된 토론으로 맥락을 생각하면 대다수 의원의 다 동의하고 있다"며 "(이 최고위원은) 2024년에 입당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19·20대 국회의원을 지내다 2017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그리고 지난해 약 7년 만에 민주당으로 복당했다. 이런 배경으로 이 최고위원이 그동안의 사정을 잘 몰라 우려를 표했다는 것이다.
당 수석대변인인 박수현 의원도 "'1인 1표에 공감하나 보완하자'는 주장에 저도 적극 공감한다"며 "그러나 아무것도 없이 무조건 '1인 1표 졸속으로 처리한다'는 식의 말씀들이니 오해가 더 생기는 거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오늘 당무위와 28일 중앙위에서 역사적 당헌·당규 개정안을 통과시키자"라며 "그리고 이미 구성하기로 한 '대의원 역할 재정립 TF'에서 더 좋은 방안이 있는지 논의해 차후 다시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당내 반발에 정 대표는 전날(23일)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주권 정당, 당원주권 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1인 1표제는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며 "이재명 대표 시절 원외위원장들도 1인 1표제를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당원주권정당의 길, 이번 당헌·당규안에 당무위원, 중앙위원, 당원동지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동참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ic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