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18'vs '어게인 2022'…국감 끝 본격 지선 모드

민주, 2018년 14석에서 2022년 5석으로 '악몽'…서울 탈환 최대과제
국힘, 3대 개혁·부동산 공세 퍼부으며 과반 수성…옅어지는 극우 색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스코에서 열린 179차 충북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1.7/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내년 6월 3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는 이재명정부 출범 정확히 1년 만에 실시되는 첫 전국 단위 선거로, 정부·여당을 향한 국민의 평가가 고스란히 담길 수밖에 없다.

국정감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지방선거 준비에 돌입한 여야의 목표는 확실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어게인(Again) 2018'이라면, 국민의힘은 '어게인 2022'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발판 삼아 국민의힘 소속 광역지자체장이 있는 지역 탈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 'Again 2018'…서울시장까지 탈환하면 '대성공'

민주당에 지난 2022년 지방선거는 악몽에 가까웠다. 정권뿐 아니라 지방정권까지 모두 국민의힘에 내줬기 때문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전체 광역지방자치단체장 17석 중 14석을 차지했던 민주당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5곳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은 '어게인 2018'을 정조준하고 있다. 일찌감치 지방선거기획단을 띄우고, 시도당위원장들과 연석회의를 진행하며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광역지자체장 출마를 고려하는 시도당 위원장들도 일찌감치 사퇴하며 선거 준비에 뛰어들었다.

지도부는 예산 정국을 앞두고 광역지자체를 방문해 필요한 사업과 예산을 살폈고, 국정감사가 끝나면서 현장최고위원회도 재개했다. 그 일환으로 정청래 당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충북을 찾았다. 모두 지역민심 청취 및 공약 발굴을 위한 행보이다.

성공적인 APEC 개최와 한미 관세협상 타결 등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모두 상승세를 타면서 후보군도 풍성하다.

상징성이 큰 서울시장 탈환이 불투명한 점 등은 타개해야 할 숙제다.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을 뛰어넘는 민주당 후보는 현재까지 부재한 상황이다.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대책이 더해지면서 민주당을 향한 서울민심은 더 가라앉은 모양새다.

민주당은 내달 말 또는 내년 초쯤 획기적인 '핀셋' 공급 방안을 내놓으며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심산이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불거지는 당내 갈등도 수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부산시당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파열음이 나왔다. 당은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의 공정한 심사 결과라며 '무원칙 컷오프'를 주장하는 '친명계'(친이재명계) 유동철 부산 수영지역위원장의 반발을 반박했다.

정 대표는 관련한 회의에서 "내년 지방선거는 이재명정부가 성공하는 데에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확실하게 승리해서 이재명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그 초석을 다지자"고 당부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내 한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 - 부동산 대책 경기도 현장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1.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국힘 'Again 2022'…3대 개혁·부동산 실정 부각하며 과반 수성

국민의힘은 4년 전 대승을 재현하겠다는 구상이나 여의찮다면 서울시장을 포함한 과반 수성까지를 현실적인 목표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사법·언론 개혁과 부동산 대책 등의 부당함 및 비현실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장동혁 당대표는 이날 경기 용인시 수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정상화 특별위원회' 현장 간담회에서 "부동산 거래는 곧 투기고, 실수요자도 투기꾼으로 보는 이재명 정권의 잘못된 인식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던 입장도 색이 바래면서 중도층을 포섭하기 위한 좌클릭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장 대표는 전날(6일)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다. 광주시민들의 거센 반발로 5·18 국립묘지 참배는 무산됐으나, 장 대표는 "진정성을 갖고 저희의 마음이 전달될 때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겠다"며 매달 호남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광역 지자체 순회 일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당 지도부는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PK), 대구·경북(TK), 충청 등을 돌며 지역 숙원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약속했다.

오는 12일에는 당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전체회의에서 장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 당 소속 전국 광역지자체장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별 현안 점검에도 나설 예정이다.

경쟁력 있는 후보자가 곧 승리라는 기조 아래 강도 높은 현역 지자체장 검증도 예고했다. '국민의힘 선출직 공직자 평가혁신 태스크포스(이하 TF)'는 현역 지자체장 공천 평가 항목을 개발하고 있다.

이 항목은 추후 꾸려질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주요 심사 기준으로 활용될 예정인데, 평가 점수가 하위 20%에 해당하는 인사는 공천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동훈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거물급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장 대표로서는 지선 승패에 따라 대선 후보급으로 체급을 키울 수 있는지 여부가 걸려 있다"며 "연말연초 지지율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이들과 손잡을지 결정하지 않겠나"고 전망했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