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부동산에 민주 중도 지지율 '흔들'…부담 커진 사법개혁

최민희·복기왕 계속된 논란에 중도층 민심 흔들려…6%p 하락
진화 나섰지만…재판소원제·법왜곡죄 사법개혁 추진은 속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발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기자 = 중도층 지지율 하락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비상등이 켜졌다. 최민희 의원 등 당내 인사들의 논란이 이어지면서 중도층의 피로감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청래 대표가 리스크 관리에 나섰지만, 앞으로 예고된 사법개혁 등이 중도층을 오히려 더 멀어지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중도층 지지율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10월 4주 차 조사에서 민주당의 중도층 지지율은 42.3%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 48.5%에서 6.1%p가 급락했다.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이날 발표된 NBS 조사를 살펴보면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는 39%였고, 중도층에선 35%였다. 국정감사 이전인 10월 1주 차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가 41%, 중도층은 39%였는데 국감을 거치며 중도층이 다소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 인사들의 연이은 논란이 결정타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의원의 딸 결혼식 축의금 논란과 국정감사 중 MBC 보도본부장 퇴장 조치 등이 있었다. 여기에 복기왕 의원의 '15억 서민 아파트' 발언도 민감한 정서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정청래, 최민희에 직접 전화…박수현 "해명 내용 정리하는 시간 있을 것"
김영섭 KT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마치고 최민희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하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중도층 이탈 조짐은 지도부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 대표는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최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MBC 보도본부장 퇴장 경위를 확인했다고 한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전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정 대표가 (지난 20일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킨 것과 관련해) 직접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된 일인가'라고 경위를 물었다"며 "당 대표로서 과방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건 그 자체가 메시지"라고 밝혔다.

당은 최 의원의 대응으로 전선이 확대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가 직접 나선 것도 불필요한 논란을 최소화하자는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도 "국감이 끝나고 APEC이 마무리되면 다음주 쯤 자연스럽게 (정 대표와의) 통화 내용과 최 의원의 입장·해명 이런 걸 당 지도부와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그 내용에 대해 정리해 보는 시간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도 정 대표는 "돌출적인 발언은 가급적 자제해 달라"며 의원들에게 신중한 발언을 당부했다.

더 강한 사법개혁 예고에 중도층 추가 이탈 우려도

이러한 움직임에도 앞으로 예고된 사법개혁 드라이브가 중도층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 대표는 재판소원, 법왜곡죄 등을 사법개혁 7대 과제로 묶어 입법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가 사법개혁 드라이브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이를 요구하는 강성 지지층의 여론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 논란에는 자제를 당부하면서도 정치적 파장이 큰 사법개혁은 강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이 중도층에게 일관성 없게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 법사위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불러내 직접 압박한 것처럼 강경한 행보가 계속 노출될 경우 중도층에선 피로감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혁의 명분이 있더라도 추진 방식에서는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이 당 안팎에서 고개를 드는 이유다.

한편 인용된 리얼미터 조사는 23~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고, 응답률은 4.1%다. NBS 조사는 27일~29일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6.7%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liminalli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