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최민희 사퇴" "APEC 무정쟁" 대립…최민희 '양자암호' 질의도

국힘, 오전 질의 중 '사퇴' 총공세 후 퇴장…"정상 국감 못 해"
민주"이런 견강부회 없어"…이준석, 최민희에 갈등 중재 요구도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딸 결혼식 관련 질의를 듣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임세원 김민수 윤주영 기자 = 여야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 첫날인 29일 최민희 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를 두고 거세게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피감기관으로부터 딸 결혼식 축의금을 수령했다는 논란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최 위원장을 향해 "부끄럽지 않나"라며 압박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기간 정쟁을 최소화하자며 최 위원장을 비호했다. 최 위원장은 야당 공세에 반응하지 않다,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딸 결혼식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해명을 의식한 듯 양자내성암호 관련 질의를 하기도 했다.

국힘 "사무처 직원 건강, 최민희 독단적 진행이 쌓인 결과" 맹공

야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속개된 과방위 종합감사에서 "우리 당 의원들이 지금 (과방위) 자리에 없다. 저 역시도 우리 당 소속 의원으로서 이 자리를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그렇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이나 AI(인공지능), 우주항공에 대한 정책 질의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어를 뚜렷하게 밝히진 않았지만, 최 위원장의 논란을 두고 항의를 이어가다 퇴장한 국민의힘 여타 과방위원들과 뜻을 함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 의원을 제외한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전 최민희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뒤 집단퇴장했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오전에 퇴장한 후 오후 속개된 국정감사에 복귀하지 않았는데, 최 의원도 오후 국감장을 지키다 사퇴 요구 행렬에 동참한 셈이다.

신성범 의원은 이날 오전 퇴장 전 "과방위의 사무처 직원 3명이 입원하고 길에서 쓰러지는 그런 일이 일어났다. 여기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도 관심을 안 기울이려는 분위기"라며 "결국은 스트레스 때문이다. 과방위의 분위기 자체가 최민희 위원장의 굉장히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진행이 쌓인 결과"라고 했다.

같은 당 최수진 의원은 "최 위원장이 피감기관에 대해 축의금을 수금한 것과 언론과 직원 갑질로 인해 정상적인 국정감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최 위원장은 의원들에게도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피감기관이나 여기 참석하신 증인들은 오죽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부끄럽지 않나. 어떻게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이 상태로 운영을 하나.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과방위원장 의석으로 다가가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박정훈 의원은 "무슨 자격으로 국감을 하나"라고, 박충권 의원과 이상휘 의원은 "정상적인 국감을 할 수 있나"라고 반발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형두 국민의힘 간사를 비롯한 위원들이 최민희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을 노트북에 게시하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민주당 "APEC 기간 절제하고 있다"…최민희는 '양자내성암호' 질의도

최 위원장과 민주당은 APEC 무정쟁 기간으로 규정한 당 지도부를 의식, 대응을 자제했다.

한민수 의원은 "지금 경주에 무슨 일이 있나. 이재명 대통령께서 국위선양을 위해 오늘부터 한미 정상회담을 하신다. 그래서 민주당 대표가 무정쟁 선언을 하고, 특히 오늘 각 국감장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가급적 정책 질의에 집중해달라는 특별한 당부가 있어서 참고 있다"며 "국민의힘 같은 야당을 본 적이 없다. 이번에는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 남편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게 말이 되나"라고 했다.

여당 간사인 김현 의원은 "견강부회도 이런 견강부회가 없다. 야당 의원들이 위원장을 겨냥해서 (질의시간) 49분 중 30분을 사용하지 않나, 질의를 다 마치지 않고 위원장석에 쫓아와 집단적으로 폭력유발행위를 하지 않나"라며 "왜 여당이 야당이 됐는지를 국민들이 실감하실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질의를 마무리하며 "과방위가 이번 국감 중 초기부터 얼굴을 붉히는 상황도 있었다. 국민들에 심려를 끼칠만한 상황이 있었는데 오늘 야당 의원님들이 안나오시는 파행은 극한 대립의 끝판왕 같다"며 "제1교섭단체와 제2교섭단체가 싸웠을 때 승자와 패자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우리 과방위가 무조건 피해를 같이 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위원장님이 최형두 간사님을 통해 야당 과방위원님들의 참여를 다시 한번 정중하게 요청하는 모양새를 만들어주시면 위원장님이 빛이 날 것 같다"며 중재를 주문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한편 최 위원장은 종합감사에서 양자내성암호에 관한 질의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최 위원장은 국정감사 기간 국회에서 딸 결혼식을 열어 논란이 되자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딸 결혼식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피감기관에 결혼식 소식을 알린 적 없다고 해명했다.

최 위원장은 과기정통부를 대상으로 "지난번에 PQC(양자내성암호)하고 QKD(양자 키 분배)에 대한 질문을 드렸다. 젊은 연구자들 사이 다양하고 창의적 연구 결과와 데이터들이 나오고 있는데 모임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며 "양자내성암호나 특별한 진전 없이 지금 이 상태의 관리로 추가 해킹을 막을 수 있나"라고 질의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쯤 국정감사를 중지하고, 국민의힘 의원석에 부착된 팻말을 손수 제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정감사 시작 전 각 좌석에 '딸 결혼식 거짓해명 상임위원장 사퇴하라' '언론보도 직접개입 상임위원장 사퇴하라' '행정실 직원갑질 상임위원장 사퇴하라'는 팻말을 부착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형두 국민의힘 간사를 비롯한 위원들이 최민희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을 노트북에 게시하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