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간부들 "내란은 중대 헌정질서 파괴 행위…검수완박, 동의 어려워"

국회 법사위 검찰청 국정감사…"내란, 있어선 안 돼" 일성
"기소 결정에 보완수사권 필요…TF, 향후 1년간 설계 중요"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각급 검찰청 간부들이 내년도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마지막 국정감사 자리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한목소리로 잘못됐다고 지적했지만,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서는 아쉬운 심경을 드러냈다.

구자현 서울고검장은 23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내란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있어선 안 된다"고 답했다.

동일한 질문에 이준범 수원고검장 직무대리 차장검사도 "내란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답했으며,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은 "중대한 헌정질서 파괴행위"라고 밝혔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2024년 대한민국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 출신이라는 점에 비춰보아서도 법과 헌법을 모르시는 분이 아닌데 저렇게 하실 수 있나, (검사) 후배로서 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공직자로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가 너무 고통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 입법에 대해서는 다수 간부가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재억 수원지검장은 "기소 여부 결정에 불가결한 보완수사 권한은 필요하다"며 "앞으로 범정부 검찰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가 돌아가는 만큼 TF에서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해 국민에게 피해 가지 않는 제도가 설계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 차장검사도 "수사·기소 분리가 어떤 취지에서 나온 건지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민생 침해 사건은 국민이 직접 피해를 보기 때문에 물리적인 수사·기소 분리 설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구 고검장 역시 "향후 1년 동안의 설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은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하지만 (검찰) 구성원으로서 동의하기 조금 어렵다"고 밝혔고, 박현준 서울북부지검장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김 지검장은 "(검찰) 구성원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개정된) 정부조직법상 수사·기소 분리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했고, 임 지검장 역시 "수시·기소 분리는 대선 공약이고 이것을 선택한 국민에 대해 검찰은 유구무언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임은정 서울동부지방검찰청장을 비롯한 증인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2025.10.2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검찰의 수사권을 갖게 될 행정안전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법안에 대해 박 지검장은 "위헌 논란이 있는 명칭을 국가기관의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은 진중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자를 수사했던 검사들에 대한 민주당의 '줄탄핵'에 대해 정 지검장은 "탄핵소추는 기본적으로 국회 권한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저희 동료 검사들이 탄핵당하는 상황을 보면 사법제도 안에서 일들은 가능하면 사법제도 안에서 해결하도록 존중해 줬으면 한다"는 소신을 말하기도 했다.

법원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결정에 항소를 포기한 심우정 전 검찰총장의 결정에 대해 구 고검장은 "개인적으로는 워낙 이례적인 결정이었기 때문에 (항소해서)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수사 상황과 관련해 정 지검장은 "필요한 수사를 해서 특검으로 전부 이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필요한 수사는 다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필요한 수사를 다 했으면 빨리 법적조치를 해야 했다"고 지적하자 정 지검장은 "시기적으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 의원이 "수사를 다 해놓고 묻어버린 것이냐"며 "제대로 하라"고 질타하자, 정 지검장은 "알겠다"면서도 "'묻었다'는 말씀은 조금 듣기가 그렇다"고 답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