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 다잡기 나선 장동혁…부동산 정책 고리 수도권 표심 공략도

돌아오는 정통보수…TK·70대 이상 지지율 회복
직접 부동산 정책 특위 이끌어…李정권 부동산 정책 실패 반사이익 기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0.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해 '당성(黨性·당에 대한 충성도)'을 내세워 보수 결집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평생당원 간담회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46주기 추도식 참석 등 핵심 지지층 결속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3일 야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24일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부터 당을 지지해 온 이른바 '찐당원'을 초청해 '평생당원 간담회'를 연다. 20년 이상 당적을 유지한 책임당원 2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장 대표는 직접 표창장을 수여하고 당의 발전 방향을 청취한다. 당원 예우 방안도 함께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는 장 대표의 '당성 강조' 행보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그는 공개 석상에서 단일대오와 싸우는 보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 왔다. 이번 주 시작된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당협위원장 면접에서도 당성 관련 질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 공천 기준에도 당성 평가를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와 당 지도부는 오는 26일에는 서울 동작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리는 추도식에도 참석한다. 지지층 결집 차원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과 회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장 대표는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기회가 되면 다른 전직 대통령도 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행보의 배경에는 대선 이후 이탈했던 보수층이 다시 돌아오는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논란, 캄보디아 사태 정부 대응, 고강도 부동산 대책 등 여권 실정을 고리로 야당으로서 견제 역할을 한 효과라는 분석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0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대구·경북(TK)에서 9.3%포인트,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14.4%포인트 상승하며 텃밭에서 50%대 지지율을 회복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하지만 장 대표는 지난 17일에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해 당내 파열음이 일기도 했다.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진영은 물론 구주류 의원들 사이에서도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다만 장 대표는 10분 일반 면회 형식으로 여론의 주목도가 덜한 토요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는 방식을 택해, 지지층과의 약속을 지키면서도 위험 요소는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중도층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 대표가 보수 기조를 강화한 것은 민주당의 강경 노선에 맞서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사법개혁·언론개혁 등 '개딸'(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여당의 강경 행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단순히 중도층을 겨냥한 온건 노선만으론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현재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보는 듯 하다. 지금은 지지층을 다잡고,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시작으로 지방선거까지 남은 8개월 동안 이재명 정부의 실정이 누적되며 쌓인 불만이 정권 심판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단순히 보수층만 바라보는 것도 아니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민심이 들끓으면서 수도권 표심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공급 대책이 전체 134만9000호 가운데 서울 공급분이 약 25% 수준인 33만 4000호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임대주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재명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을 노리는 장 대표는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를 직접 이끈다.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인 지역 곳곳을 돌며 현장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공급 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시당도 도봉갑 초선 김재섭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주사위'(주거사다리 정상화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켜 서울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