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와는 먹었지만…법사위 갈등 끝에 헌재소장 오찬 불발

오전 헌재 현장 국감 중 보충질의 두고 갈등 끝에 취소
추미애 취소 통보…野 "추미애 불만 때문" 與 "일정 지연"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0.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김세정 이승환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위원들은 17일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의 오찬을 예정했으나, 오전 국정감사 중 반복된 갈등 끝에 취소했다.

파행을 거듭하던 법사위가 피감기관 수장과의 오찬이라는 관례적 자리마저 사실상 무산시킨 셈이다.

이날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여야 법사위원들은 헌재 현장 국감을 마친 뒤 김상환 헌재소장과 오찬을 함께할 계획이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날 헌법재판소 국정감사를 오전 11시 40분까지 끝내기 위해 의원들의 소란행위를 적극적으로 제지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공평한 의사진행에 대해 고성으로 항의하는 일이 이날도 반복됐고 민주당 의원들도 이에 맞서 말싸움을 벌였다.

이날 오전 국감도 예상보다 늦어졌고 추 법사위원장은 오전 국감 종료 직후 헌재 측에 오찬 취소를 통보했다. 여야 의원들은 개별적으로 식사를 해결한 뒤 오후 국회로 복귀했다.

현장 국감 중 피감기관 수장과 함께 식사하는 관례가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여야 법사위원들은 지난 15일 대법원 현장 국감에서도 조희대 대법원장과 오찬을 함께했다.

헌재 측은 "구내식당 공사로 오찬이 어렵게 됐다"고 해명했지만 정치권에서는 갑작스러운 취소의 배경으로 여야가 오전 국감에서 벌인 갈등을 지목했다.

이날 국감에서 추 위원장이 여러 차례 중지를 요청했지만, 야당 반발로 일정이 늦어지자, 오후 국회에서 예정된 군사법원 국감 지연을 이유로 오찬 취소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은 오후 법사위 군사법원 국감을 이유로 보충질의 없이 감사를 중단하려는 추 위원장에게 단체로 반발했고, 결국 보충질의가 추가로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추 위원장이 야당에 대한 불만 때문에 오찬을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한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보충 질의 시간을 주지 않는 것에 항의한 끝에 겨우 기회를 얻어냈는데, 그것에 불만을 가져 오찬을 취소한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 측은 "오찬이 예정돼 있었지만 군사법원 일정 때문에 늦어져 취소됐다"고 했다.

추 위원장 측도 "오늘은 두 기관 국감으로, 오후 군사법원 국감이 3시로 예정되어 있었고 2시 반 회의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동시간과 오찬을 고려하면 결국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