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나치전범' 빗댄 추미애…"'악의 평범성' 아이히만 보는 듯"

"李대통령 선거법 파기환송, 동전 던지기로 1심 따라가"
"사법살인이자 국민 선택권 박탈…답변 회피하며 국감 방해"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귀엣말을 하고 있다. 2025.10.15/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김세정 손승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15일 조희대 대법원장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겨냥해 "악의 평범성의 대표명사격인 아이히만을 보는 듯하다"고 비난했다.

추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법원 현장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과 관련해 "동전 던지기로 1심 (유죄 판단을 따르기로) 이미 결론이 나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법원은 대선 후보 등록 임박 등을 근거로 들었지만 바로 이 말 때문에 선거 일정이 재판 시점 결정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가 돼버리는 것"이라며 "헌법상 사법의 정치적 중립을 스스로 훼손해 버렸다는 걸 자백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법의 수단으로 한 정치인의 정치생명을 끊어 놓는 사법살인에 해당하는 것이고 대통령에 대한 국민 선택권을 박탈하려 했던 것"이라며 "그것은 곧바로 주권침해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했다.

추 위원장은 "'단지 손에 잡히는 대로 기록이 와서 판결 권한을 행사했을 뿐이다', '대법원장의 깃발을 따라 했을 뿐이다'라고 하는데 이것을 아이히만의 악의 평범성이 아니고 뭐라 설명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아돌프 아이히만은 유대인 학살을 주도한 나치 전범이다. 1961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재판에서 그는 상부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재판을 참관한 한나 아렌트는 이를 '악의 평범성'으로 개념화했는데 평범한 사람이 생각 없이 명령에 복종하며 거대한 악행에 가담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추 위원장은 천 처장에게 "이 자리에서 수도 없는 절규·호소에 꿈쩍도 않고, 위증을 하거나 일반론을 내세우면서 솔직한 답변을 회피하며 사실상 국정감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추 위원장이 대법원 현장검증을 강행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법적'이라며 집단 퇴장 후 국회로 복귀했다.

이후 감사는 오후 4시 30분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의원들만 참여한 가운데 재개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국감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여야 법사위원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liminalli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