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선출권력' 발언…野 "삼권분립 부정" 與 "계엄이 무너뜨려"

교육위 국감 이 대통령 권력서열론 놓고 맞붙어
최교진 "대통령 한 말에 국무위원이 말하는 것 적절치 않아"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1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장성희 조수빈 기자 = 여야는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권력에는 서열이 있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격렬하게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권력서열론'이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명시된 삼권분립 원칙을 부정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선출권력이 비선출권력을 견제하라는 취지"라며 대통령 발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 국감에서 "우리나라는 초등학생부터 교과서에서 삼권분립의 원칙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며 "초중고 총 64회 정도 삼권분립의 원칙에 대해서 소개돼 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민주적인 자유민주주의의 질서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체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대통령께서 얼마 전에 권력서열론이라는 아주 해괴한 얘기를 했다"며 "선출 권력과 임명 권력이 다르다는 데 대해서 장관은 어떻게 생각하나"고 물었다.

이에 최 장관은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에 국무위원인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자 서 의원은 "왜 적절치 않나. 대통령의 말이 잘못됐으면 지적하고 바로잡아야 되지 않나"며 "특히 교육부 장관이면 굉장히 교육적으로 오해가 될 수 있고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굉장히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력의 서열이 있나 없나. 사법부와 입법부와 행정부 사이에 서열이 있나 없나"고 재차 물었지만 최 장관은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답을 반복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 역시 같은 질문에 "권력의 서열이 있다 없다를 단순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서 의원은 '초등학생들도 배우고 있는 삼권분립의 원리에 대해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대해 대한민국 교육의 투톱이 삼권분립의 원리에 대해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말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삼권분립 원칙을 확립한 정치 사상가 몽테스키외의 '개인이나 집단이 세 권력을 모두 행사하면 국민의 자유를 잃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인용해 "권력서열이란 해괴한 얘기에 대해서 바른 소리하지 못하는 바로 그런 나라가 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삼권분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라며 서 의원의 발언을 반박했다.

박 의원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자의적 권한 행사를 막기 위해 선출권력이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 발언의 취지라며 똑같은 권한을 갖고 있다는 측면에서 접근한 것이 아니라 국민주권의 기본 원리에 입각해서 수직적 책임성에 있는 선출 권력이 정확하게 견제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위 여당 간사인 고민정 의원도 "계엄 논의 자체가 삼권분립을 무너뜨린 대표적 사례"라고 역공을 폈다.

고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입법부를 그야말로 형해화하려고 했었던 행위가 실행됐더라면 당연히 삼권분립이 무너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것이 잘못됐다고 말하지 않고 계엄은 불가피했고 탄핵은 맞지 않다라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삼권분립에 위배되는 발언들"이라고 비판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