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흥 문체위원장 "5만석 K팝 공연장, 인천이 최적…尹, 돈으로 언론 길들여"

[상임위원장 인터뷰] "K콘텐츠 골든타임…흐름 못 이어가면 금세 식어"
"한강 노벨문학상 1년, 문학계 여전히 열악…'창작 기본소득' 필요"

김교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문화는 소비가 아니라 투자다. 지금이 바로 K 콘텐츠 골든타임이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서구갑)은 13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2030년까지 K컬처 매출 300조, 수출 50조 원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공연장, 인프라, 법제도 등 전방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6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취임한 김 의원은 "5만석 규모의 K팝 전용 공연장을 인천에 세워야 한다"며 "BTS, 블랙핑크, 세븐틴 같은 세계적인 K팝 아티스트들이 해외 스타디움은 가득 채우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그 규모를 실현할 수 없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3조원을 들여 세계 최대 공연장을 지었다. 우리라고 못 할 이유가 없다. BTS 한 회 공연의 경제효과만 1조 2000억 원에 달한다"며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공연, 숙박, 관광이 결합한 'K-아레나 복합단지'를 조성하면,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도 현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석열 정부, 돈으로 언론 길들이기…국감서 바로잡겠다"

이번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정부 광고를 통해 언론사를 길들이고, 극우 유튜버와 공생하며 국민을 분열시켰다"며 "문체위 국감을 통해 이런 나쁜 행태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그는 "문체부가 지난해 발주한 정부 광고를 보면 MBC와 SBS는 0건인 반면 가짜뉴스를 유포한 매체에 정부 광고가 몰린 것은 명백한 정치적 보복이자 국민 세금의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실이 극우 유튜버에게 정보를 미리 흘려주고, 그 유튜버들이 이를 이용해 수익을 챙긴 정황도 드러났다"며 "문체부는 정부 광고 집행과 국정홍보를 담당하는 주무 부처인 만큼, 이번 국감에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문화예술 지원은 복지가 아닌 투자…'창작 기본소득' 도입 필요"
1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 위치한 한강 작가의 스웨덴어판 출판사인 ‘나투르 오크 쿨투르’ 건물에 2024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4.12.1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1년이 지난 지금도 문학계 창작 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에 대해 김 위원장은 "문화예술 지원을 시혜성 복지가 아니라 국가적 투자로 인식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학은 영화·드라마·웹툰 등 모든 창작산업의 원천이자 국민정신의 기반"이라며 "문학의 토양이 약해지면 문화산업 전체가 흔들린다"고 우려했다. 이어 "문학을 한다고 생계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창작 기본소득을 도입해 예술인들이 생계 걱정을 줄이고 작품활동에 몰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문화예술기금은 유일한 국가 단위의 순수기초예술 지원 재원인데 존폐위기에 처해 있다"며 "국회 차원에서 재원 안정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인천, 아시아의 할리우드로… 영상문화복합클러스터 조성"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발전 구상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인천을 아시아의 할리우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영종과 청라에 영상문화복합클러스터를 조성해 콘텐츠 제작·유통의 거점으로 키워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공약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고려시대 유적이 남아 있는 강화 지역에 '국립 강화고려박물관' 건립도 추진 중이다. 그는 "경주에는 신라, 전주에는 조선의 역사를 담은 박물관이 있지만 고려 전문 박물관은 아직 없다"며 "인천이 그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체위 국정감사 기간 중 진행될 인천 현장방문 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전등사, 내리교회, 답동성당은 각각 불교·개신교·가톨릭의 대표 유적”이라며 “한 도시에서 세 종교의 역사적 건축물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은 인천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공유숙박 제도화로 외국인 재방문 유도"
길었던 징검다리 연휴 마지막날인 12일 서울 경복궁이 시민들과 외국인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5.10.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관광 활성화 방안에 대해 그는 "외국인 관광객의 재방문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해 내국인 공유숙박 제도화를 추진하겠다"며 "관광산업 선순환 구조를 위해 숙박·교통·결제편의 등 전반의 인프라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회에서 공유숙박 혁신 포럼을 직접 주최하며 민간·정부·학계와 제도 개선 논의를 이끌었다. 김 위원장은 "K컬처의 위상이 높아지며 방한 관광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단순 방문이 아니라 체류·소비로 이어지는 관광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교흥 "임기 내 목표, 문화재정 2% 시대 열 것"

김 위원장은 남은 임기 동안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로 '문화재정 2% 시대'를 꼽았다. 그는 "문재인 정부 당시 1.52%였던 문화재정이 윤석열 정부 들어 1.3%로 후퇴했다"며 "K 콘텐츠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최고조인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이 지난해보다 77% 증가했고, 굿즈 매출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 흐름을 정책으로 뒷받침하지 못하면 문화 한류는 금세 식을 수 있다"며 "콘텐츠 산업 육성, 예술창작 지원 등 문화예산을 대폭 증액해 국민이 체감할 변화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의 힘은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산업혁명, 정보혁명을 지나 지금은 문화혁명의 시대이고, 문화를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이끌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그 나라가 될 수 있도록 국회가 문화의 힘을 키우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김교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이승배 기자

☞김교흥 문화체육관광위원장

1960년 경기 여주에서 태어나 인천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 정치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인천대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에 참여하며 사회문제에 눈을 떴고, 이후 중소기업연구원장과 대한체육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정책 현장 경험을 쌓았다. 17·21·22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정세균 국회의장 비서실장, 국회사무총장, 인천광역시 정무부시장 등을 거치며 입법과 행정 양쪽을 두루 경험했다. 21대 국회에서는 행정안전위원장을, 22대 국회에서는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았다.

immu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