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필버 이렇게 남용하는 나라 없다" 野 "토론도 없는 입법 강행"

국회법 개정안 두고 12시간 넘게 필리버스터 펼치는 여야
한 사람이 '긴 시간' 대신 '3~4시간' 정도…5명째 '필버중'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수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2025.9.2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8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12시간 넘게 벌이고 있다.

국회법 개정은 국회기록원 설립 근거를 마련하고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에 따라 국회 상임위원회의 명칭을 변경하며 소관사항을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만,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기 전 민주당과 정부가 금융감독위원회 내용을 제외하면서 관련한 부분을 다시 수정·반영했다.

전날(27일) 오후 7시 35분쯤 첫 타자로 나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원내수석부대표)은 "(이번에 통과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국가의 행정, 사법체계를 붕괴시킬 우려가 크고 국가재정과 예산에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될 위험성이 느껴진다"며 "국회법 개정안은 졸속법안인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부속 법안으로 내용과 절차 면에서 모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와 여당은 야당의 문제 제기와 각 분야 전문가들의 고견을 반대를 위한 반대라며 귀를 닫고 있다"며 "특히 여당은 아무런 논의도 없이 다수 의석만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약 5시간 19분간 필리버스터를 하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이어 채현일 민주당 의원이 찬성 토론에 나섰다.

그는 "과거에 상임위원장 배분 방식이나 의사 진행, 권한 조정 등과 관련해 국회 운영 차원에서 격돌한 적은 있지만 필리버스터까지 간 적은 없다"며 "우리처럼 필리버스터가 이렇게 남용되고 전면 무제한 허용되는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필리버스터는 새로운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것을 막고 발목잡기 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아니다"라고 충고했다. 채 의원은 약 1시간 44분간 발언했다.

다음으로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이 반대 토론에 나섰다.

강 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정국을 주도하지만 지난 총선 개표 결과를 보면 민주당이 국민의 표를 받은 것은 53.3%(약 1475만 8000표), 국민의힘은 46.6%(약 1316만 9000표)였다"며 "표차는 6.7%였는데 지역구만 놓고 보면 민주당은 64%인 164석을 확보해 지금 이렇게 정부, 여당이라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정부서 여야 간 '정치'가 작동하기 위해 국회는 무엇을 했는가"라며 "국무위원이 30명 탄핵당했고,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보직된 지 이틀 만에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지만 탄핵당했다. 작년 예산은 감액돼 일방적으로 통과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필리버스터를 하는 이유는 법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민주당은 최소한의 숙의 절차도 없이 다수결이란 힘으로 대한민국 근간을 흔드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마치 전쟁터에서 적을 상대하는 군사작전 상대하듯 소수 야당을 밀어붙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의 반대 토론 시간은 약 3시간 36분이었다.

이어 단상에 오른 김준혁 민주당 의원은 "유 의원과 강 의원의 발언을 보면 국회기록원이 필리버스터 핵심인데 이 내용은 거의 없다"며 "기록원장을 차관급으로 한다는 것에 반대하는데 그것은 그 지위가 갖는 중량감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서 기록원을 만들면 수많은 세미나 자료를 모아서 스캔하고 어떤 의원이 이런 세미나를 해서 이런 법을 만들었다, 이런 역할을 했다는 것을 남기는 것"이라며 "이것을 국회가 해주겠다는 것인데 왜 이걸 못하게 하느냐. 이건 트집이고 아집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약 3시간 30분간 발언했다.

김 의원에 이어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반대 토론자로 나서 발언하고 있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