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정청래와 악수하려 마늘·쑥 먹기 시작…악수 응해 감사"

"국민은 특검 아닌 대통령 원해…특별재판부 등 거부권 행사해야"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 끝내는 대통령 돼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8일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악수하려고 대표가 되자마자 마늘하고 쑥을 먹기 시작한 지 미처 100일 안 됐는데 오늘 이렇게 악수에 응해 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여야 대표 회동 오찬 인사말에서 "대통령께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경영인과 함께 여러 민생 문제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대화와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장 대표는 지난달 26일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이날 정 대표와 처음 악수했다. 취임 이후 13일 만이다.

장 대표는 특검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등에서 발생한 미 이민 당국의 한국인 300명 구금 사건, 민주당의 입법 강행 등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의 역할을 요구했다.

그는 "취임 100일 동안 대통령보다는 특검이 더 많이 보였다"며 "국회도 야당은 없고 여당, 더불어민주당, 한 당만 보였다는 우려들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이 시점에서 대통령께서 큰 역할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만약 특검이 계속 이렇게 야당을 탄압하고 국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는다면 결국 특검이 겨냥하는 것은 야당이 아니라 국민이고 민생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금 국민은 특검이 아니라 대통령을 원하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서라도 필요한 조치를 하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거부권은 야당의 입법만을 막기 위한 무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민생을 살리고 정치를 복원하고자 한다면 지금 특검을 연장하겠다는 법안이나 특별재판부를 설치하겠다는 법안들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과감하게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주십사 하는 건의를 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 대통령 취임 100일을 한마디로 표현해 드리면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증가한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며 "관세 협상 결과 일부 국가와 격차가 벌어져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와중에 조지아주 사태 같은 일이 벌어져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장 대표는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언급하면서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여건을 살펴서 기업들이 숨 쉬고 원활히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십사하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규제 중심이 아니라 민간 주도의 수요자 중심의 공급 정책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소비자는 최신형 핸드폰을 갖고 싶은데 공중 전화를 계속 늘리면 수요자의 수요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정부 조직 개편안에 대해서는 "기대도 있고, 우려도 있다"며 "정부 조직 개편이 특정 집단을 위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위한 조직 개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는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를 끝내는 대통령이 되어 주십사 하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며 "견제와 균형이 무너지면 민주주의는 사망한다. 대통령이 지금 그런 균형추의 역할을 해 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대통령께서 여야가 대통령과 함께 모여서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정부와 여당과 야당이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만들어 주시고, 그 소통 창구를 계속 열어주십사 하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