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푸틴·자오러지 만나 "중·러 진출 韓기업 각별한 관심을"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참석차 방중…각국 최고위급 인사에게 협조 당부
우의장 부인 신경혜 여사 "韓 오면 맛난 음식을" 펑리위안 여사 "영광"

우원식 국회의장이 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자오 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회의장실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2025.9.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베이징(중국)=뉴스1) 김일창 기자 정은지 특파원 = 우원식 국회의장이 중국과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잘 살펴봐달라고 각 정부 고위 인사에게 요청했다.

우 의장은 4일 오후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우리 대표단의 큰 관심은 양국이 경제 교류에 나서면서 중국에서 활동하는 우리 기업에 필요한 일들을 보완해 나가고 챙겨나갔으면 좋겠다는 점이었고 이를 중국 측에 전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전 인민대회장에서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났다.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우리의 국회의장 격으로 중국 권력 서열 3위에 해당한다.

우 의장은 이 자리에서 인적·문화 교류 확대의 필요성과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추가 협상, 핵심광물 및 희토류 수급, 바이오·로봇·녹색산업 등 신산업 분야 협력을 강조하며 현지 한국 기업에 대한 예측 가능한 환경 조성에 협조를 당부했다.

우 의장은 그러면서 한국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담은 문서를 자오 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했다.

자오 위원장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대한 공평한 법률적 환경 마련 등을 위해 관심을 갖겠다"며 "한중 우호협력 강화에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중국 측에서는 한국 내 '반중정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우 의장은 간담회에서 "자오 위원장이 반중정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며 "시진핑 주석이 APEC으로 한국에 방문할 때 중국은 이런 점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점을 우리가 이해하고, 향후 이런 우려를 한국에 전달해 불식할 수 있는 방안을 더 논의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우 의장은 한국 내 반중정서의 저변에는 서해 문제가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서해 문제가 일부 자극적인 요소가 되고 있어 세심하게 다뤄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며 "중국 측에서는 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자오 위원장에게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에 시 주석의 방문을 재차 요청했다고 밝혔다.

전날(3일) 전승절 행사 후에는 시 주석과 인사하며 APEC 초청을 전달했고, 시 주석은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함께 방중한 우 의장의 부인 신경혜 여사는 구면인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에게 "APEC을 계기로 한국에 방문하시면 맛있는 음식을 해드리겠다"고 제안했고, 펑리위안 여사는 이에 "영광입니다"라고 답했다고 우 의장은 전하기도 했다.

우의장은 같은 날 시 주석 주재 리셉션장에서 만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다.

우 의장은 "리셉션장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가서 대화를 나눴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어려움이 많음에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하지 않고 활동하는 기업이 130개 남짓 된다. 그 기업들의 러시아 활동에 관심을 갖고 도와주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말씀에 푸틴 대통령은 이미 알고 있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관심을 갖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딩쉐샹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나 무역·투자, 공급망, 반도체 등 경제분야와 인적·문화 교류 등에 대한 중국 측의 관심을 당부할 예정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리셉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의장실 제공) 2025.9.3/뉴스1 ⓒ News1 김일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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