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망루에선 김정은과 너무 먼 거리…리셉션서 조우 기회

(베이징(중국)=뉴스1) 김일창 기자 = 중국 베이징에서 3일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식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만남이 일단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기회는 열병식 이후 열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 리셉션이다.

우 의장은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했다.

시 주석은 김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정상급 지도자와 함께 톈안먼에 입장했다. 망루에 올라선 정상급 지도자 중에 우 의장은 시 주석의 오른쪽 제일 끝 쪽에 자리했다.

김 총비서는 시 주석의 왼쪽에, 푸틴 대통령은 그의 오른쪽에 앉았다. 중국 측이 정한 입장 순서와 자리 배치 등을 고려할 때 우 의장과 김 총비서의 만남은 일단 없던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의 자리에서 우 의장까지의 거리는 대략 30~40m 정도로 추측된다. 김 총비서는 열병식이 이뤄지는 동안 시 주석과 여러 대화를 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시 주석과 정상급 지도자들의 기념 촬영에서도 우 의장과 김 총비서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우 의장과 김 총비서의 만남은 열병식 이후 열리는 시 주석 주재 리셉션에서 기회가 남아 있다. 행사 성격상 리셉션은 여러 정상과 내외빈이 자유롭게 이동하며 대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우 의장은 김 총비서를 만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우 의장은 전날(2일)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방중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소통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총비서와 만난다면) 한반도 평화를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와 같은 것이 아마 공통 관심사일 테니 그런 점에서 얘기하려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지난 2018년 4월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김 총비서와 만난 바 있어서 구면이다.

우 의장은 당시 김 총비서에게 북한에 있는 가족 이야기를 했고, 김 총비서는 "아픔을 달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우 의장은 오는 5일까지 중국에서 일정을 소화하며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성숙한 발전을 도모하고 시 주석에게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중국 정부에 설명할 예정이다. 중국 내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 협력 등과 관련한 일정도 소화한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