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검은 갓 쓴 與 '근조리본' 단 野…개회식 표정 극과극

정기국회 개막…민주·혁신당·개혁신당, 사자보이즈·개량한복 차림 등원
검은 정장·넥타이·리본 단 국힘 의원들 "독재 맞서는 심기일전의 모습"

우원식 국회의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5.9.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임윤지 홍유진 기자 = 정기국회 개회식을 맞은 1일 여야의 표정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당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유명 시리즈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방불케 하는 한복을 차려입고 밝은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국민의힘은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 '의회 민주주의'라 적힌 근조 리본을 달고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이날 오후 2시 여야는 정기국회 개회식을 개최했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백혜련 민주당 의원의 제안을 받아 개회식 때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높이기 위해 여야 의원들에게 한복을 입자고 요청했다. 이에 화답해 여당 의원과 조국혁신당·개혁신당 의원들은 각자 개성에 맞게 한복을 차려입고 등장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의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5.9.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인기 캐릭터 '사자보이즈'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도포와 갓을 쓰고 개회식에 참석해 이목을 모았다. 같은 당 문정복 의원이 "독립운동 하고 오셨어요"라고 농담을 건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모경종 의원도 검은색 한복에 갓을 쓰고 등장했고, 박성준 의원은 정장 위에 한복을 걸쳐 입는 등 색다른 연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김영환·소병훈 의원은 개량한복을 착용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강선우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 News1 이승배 기자

강선우 민주당 의원도 푸른 계열의 한복에 쪽찐 머리를 한 차림으로 국회에 얼굴을 비쳤다. 곳곳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의원들도 대다수였고, 김민석 국무총리 또한 한복을 차려입은 박선원 의원과 사진을 남겼다.

대다수 의원들과 달리 민주당 지도부인 정청래 당대표, 김병기 원내대표,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한복 대신 정장을 갖춰 입기도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5.9.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날 개혁신당 의원들도 각자 개성에 맞는 한복을 착용하고 등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남색 저고리에 분홍색 바지를 입고, 부채와 태블릿PC를 든 채 본회의장에 등장했다. 같은 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보랏빛 저고리를 셔츠 위에 걸쳤고, 이주영 의원도 분홍색 톤의 한복에 개혁신당의 상징색인 주황색 노리개 장신구를 착용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상복을 입고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2025.9.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색 정장과 넥타이 차림으로 개회식에 참석했다. 상복을 연상케 하는 의상에 더해 가슴에는 '의회 민주주의'라 적힌 근조 리본을 단 채였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개회식 참석 전 의원총회를 열고 "한손에는 다수당 권력, 한손에는 특검의 칼 쥔 이재명 정권에서 '독재'는 정치적 레토릭이 아니라 본질인 것 같다"며 "오늘 검은 넥타이와 근조 리본을 매고 본회의장에 들어가는 것은 의회 정치를 말살시키는 이재명 정권의 독재에 맞서는 심기일전의 모습"이라고 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개회식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등이 한복을 입고 참석한 것은) 상황 인식이 정말 극명하게 다른 것 같다. 기업들을 힘들게 하는 법도 일방 통과되고, (국민의힘 몫) 인권위원도 관행을 깨고 부결하고, 없는 법을 찾아서 특검법을 연장한다"며 "웃거나 즐길 분위기가 아니다. 근조 리본까지 달고 본회의에 참석하는 만큼, 우리의 의사가 잘 전달된다고 본다"고 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