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상법' 필버 15시간째…곽규택·오기형·조배숙·김남근 이어 송석준
野 "기업들 수갑·족쇄 채우고 금메달 따오라고 하겠나"
與 "입법 내용 이해가 정확히 안된 듯"
- 홍유진 기자, 서미선 기자,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서미선 임윤지 기자 = '2차 상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25일 오전 1시를 기점으로 약 15시간 20분째 진행 중이다.
전날(24일) 오전 9시 40분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을 첫 타자로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 김남근 민주당 의원에 이어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다시 바통을 이어받았다.
첫 주자인 곽규택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40분쯤부터 약 2시간 38분간의 반대 토론으로 첫 테이프를 끊었다.
곽 의원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우리 경제 국가대표는 우리 기업들"이라며 "기업들 발목을 잡고 수갑을 채우고 족쇄를 채운 상태에서 금메달을 따오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차 상법 개정안은 외관상으로는 소수 주주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명목으로 추진되나 실제는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중심축인 우리 기업들의 경영 안정성과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많은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일부 정치권의 독단적이고 포퓰리즘적 판단이나 일부 계층만을 겨냥한 개정이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후 오기형 의원이 전날 오후 2시 25분쯤까지 약 2시간 가량 찬성 토론에 나섰다. 오 의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풀기 위한 출발점이 회사 지배구조 개혁이라고 이해해 민주당은 작년 가을부터 상법 개정안을 추진해 왔고 5가지 중 일부를 이번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연단에 오른 조배숙 의원은 약 3시간 13분간 반대 토론으로 맞섰다.
조 의원은 "상법 개정은 단순 법률 개정이 아니라 대한민국 기업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국민 경제와 자본시장 질서까지 파급력을 미친다"며 "그럼에도 충분한 검토 없이 국회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오후 5시 43분쯤 토론을 시작한 김남근 의원은 약 2시간 50분 동안 발언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은) 반대 이유로 중소·중견기업 방어가 어렵다고 하는데 (개정안은) 법상 2조 원 이상 대기업에만 적용돼 반대가 납득하기 어렵다"며 "입법 내용 이해가 정확히 되지 못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현재 다섯번째 주자인 송석준 의원이 자정을 넘겨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송 의원은 "입법은 권력을 드러내는 수단이 아니라 정책의 지속가능성과 시장의 신뢰를 지키는 설계작업"이라며 "특히 상법처럼 국가경제 질서를 좌우하는 법은 더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럴듯한 명분으로 사실상 기업들을 망가뜨리고 내몰고 이런 일을 우리 국회에서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24일 오전 9시 42분 필리버스터 종결을 요구함에 따라 토론이 시작된 지 24시간여 만인 25일 오전 중 필리버스터는 종결된다. 이후 민주당 주도로 해당 법안은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필리버스터는 국민의힘에선 곽 의원, 조 의원, 송 의원을 비롯해 주진우·박준태 의원이 신청했다. 민주당에선 오 의원과 김 의원, 김현정·이정문·이강일 의원이 토론을 신청했다.
2차 상법 개정안은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사가 이사를 선임할 때 집중투표제를 의무적으로 적용(집중투표제 도입)하고 다른 이사들과 분리 선출하는 감사위원을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는 내용(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이 핵심이다.
1차 상법 개정안은 지난달 3일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같은 달 1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여기엔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인 합산 의결권 3% 제한 △사내 이사 명칭을 독립 이사로 변경 △전자 주주총회 의무화 등 내용이 담겼다.
cym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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