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랐다"…'전한길 대회' 오명에도 국힘 전대 첫날 투표율 37.51%
"굉장히 높은 수치" 반응 속 "오히려 낮아" 반론도
당권 주자 아전인수격 해석…金·安·張·趙 "나에게 유리"
-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전한길 대회'라는 오명을 쓰며 '역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에도 당 지지율이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 우려마저 나왔던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첫날 투표율이 역대 최고인 37.51%로 나타났다.
당내에서는 고무된 분위기가 표출되는 동시에, 투표 기간을 사흘에서 이틀로 줄인 탓이라 오히려 낮은 투표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권 주자들은 그럼에도 높은 투표율 자체는 의미가 있다며, 저마다 자신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놨다.
21일 당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투표 마감 시각인 오후 7시 기준 당원 선거인단 투표율은 37.51%로 집계됐다.
이는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 가운데 첫날 최고 투표율인 2023년 3·8 전당대회(34.72%)보다 2.79%포인트(p) 높은 수치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7·23 전당대회(29.98%)보다는 7.53%p 높다.
당내는 높은 투표율에 놀라는 분위기다. 선관위원인 서지영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최근에 '무관심 전당대회'라는 언론의 혹평이 많았다는데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예상외로 굉장히 높은 수치"라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상황이라 큰 관심을 보내주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뚜렷한 1강이 없다는 점, 후보들이 찬탄(탄핵 찬성)파와 반탄(탄핵 반대)파로 나뉘어 서로를 향해 당을 나가라고 하는 등 경쟁이 격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론도 존재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난 전당대회 때 모바일 투표와 자동응답조사(ARS) 투표를 각각 이틀씩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하루씩 한다"며 "모바일 투표율을 기준으로 하면 지난 전당대회 때 이틀치보다 이번 하루치가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임 비대위와의 내홍으로 새 비대위 구성이 늦어지며, 당초 목표보다 전당대회 시점이 뒤로 밀린 바 있다. 이를 앞당기기 위해 투표 기간을 나흘(모바일 2일·ARS 2일)에서 이틀(모바일 1일·ARS 1일)로 단축한 터라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정점식 사무총장이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지난 전당대회에 비해 투표율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당권 주자들 측은 높은 투표율 자체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모바일 투표 기간이 단축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투표율이 같은 시간 이례적으로 높은 건 전당대회의 열기를 배제하고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검의 압수수색 시도에 반발해 9일째 중앙당사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김문수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당을 해체시키려는 이재명 독재 정권에 맞서 우리 당을 꼭 지켜야겠다는 당원들의 열망이 투표율로 나온 것"이라며 "당을 지키고 이재명 독재를 막고, 대한민국을 더욱 위대하게 하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와 함께 반탄파로 분류되는 장동혁 후보 측은 "딱 잘라 유불리를 평가할 순 없다"면서도 "장 후보가 다른 세 후보에 비해 참신성이 있다 보니 투표율이 높았을 때 유리하게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경태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흐름이 심상치 않아서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 당이 쓰러져 가고 망해가는 것을 막아내겠다는 그런 신념으로 아마 투표를 많이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후보 측은 "당의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외면하기보다 투표에 나선 것"이라며 "하루만에 37.5%가 나왔고 ARS 투표에서도 높은 투표율이 이어진다면 안 후보에게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10시까지 투표 미참여자를 대상으로 자동응답조사(ARS) 투표를 진행한다. 최종 투표율은 늦은 밤에야 공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당은 이날부터 이틀간 일반 국민 여론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당원 투표 8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당선자를 확정한다.
최종 결과는 오는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나흘 뒤 국회 도서관에서 결선을 치른다.
masterk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