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압색에 철야 대기…전대 앞둔 국힘 과제 '개혁' 아닌 '생존'

송언석, 집무실 당사로 옮기고 김문수 6박7일째 농성
정청래 "100번 해산할 정당"…새 지도부, 과거 단절·당내 통합 '숙제'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2025.8.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당원들의 축제가 돼야 할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가 특검 공세 속에 '야전사령부'로 변했다. 전당대회를 사흘 앞둔 19일 중앙당사는 압수수색을 막기 위한 철야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날(18일) 집무실을 국회 본관에서 여의도 당사로 옮겼고, 의원들은 영장 기한인 20일까지 조를 짜 밤샘 대기에 들어갔다.

정당의 최대 행사 앞에 놓인 현실은 사면초가다. 특검의 당사 압수수색과 의원 사무실 강제 수사, 여권의 위헌 정당 해산 공세가 겹겹이 몰려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쟁점 법안 처리를 예고하면서 전당대회 자체가 관심 밖으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특검을 '제1야당 해산을 위한 민주당의 청부 수사'로 규정하며 총공세를 폈다. 송 비대위원장은 "남의 집 잔칫상에 재를 뿌리겠다는 심보"라고 했고, 정점식 사무총장은 "당원 명부를 볼모로 한 특검의 칼춤"이라고 직격했다.

3선 중진 성일종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야당을 죽이고 독재를 연장하기 위한 모든 기법이 동원되고 있다"고 경고했고, 신동욱 최고위원 후보는 S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이미 특검에 '국민의힘을 내란정당으로 몰아 해산하라'라는 오더를 준 상태"라고 주장했다.

당권 주자들도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김문수 후보는 6박 7일째 당사 1층에서 숙식 농성을 이어가며 "죽어도 당원 명부는 못 내준다"고 맞섰다. 장동혁 후보도 법원과 특검 앞에서 "정치 특검의 망나니 칼춤은 경악스럽다"며 1인 시위에 나섰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내란 세력'으로 규정하며 정당 강제 해산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국민의힘은 10번, 100번이라도 해산해야 할 정당" "완전한 내란 세력 척결이야말로 진정한 용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위헌 정당 해산 심판 청구 권한을 법무부에서 국회로 바꾸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강경파 여당 대표와 맞서야 하는 만큼, 전당대회 이후가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새 지도부의 첫 과제가 개혁이나 통합이 아니라 '당의 존립을 지켜내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고 비상계엄에 모호한 입장을 보여 온 주자가 당권을 잡을 경우, 해산의 빌미를 스스로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심리적 분당 상태인 찬탄(탄핵 찬성)파와 반탄(탄핵 반대)파 간 갈등 치유라는 과제도 새 지도부 앞에 놓여 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