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치' 국힘 전대 이후 더 걱정…역대급 강경파 충돌 불가피

당심 80% 민심 20%…김문수·장동혁 반탄주자 우세
정청래, ‘국힘 100번 해산’ …강경파 맞대면에 정치 실종 우려

안철수(왼쪽부터), 김문수, 조경태,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야당탄압을 규탄하는 내용의 피켓팅을 하고 있다. 2025.8.1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경선과정에서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주자들의 위세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강경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국민의힘 정당 해산을 거론하며 맞서고 있는 가운데 전대 이후 여야 충돌이 더욱 격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오는 22일 치러진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4~25일 결선투표를 거쳐 26일 새 대표를 확정한다. 당대표는 당원 투표 80%, 일반 여론조사 20%로 선출된다. 당심 비중이 큰 만큼 김문수·장동혁 두 반탄 주자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한국갤럽이 12~14일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한 국민의힘 대표 경선 선호 후보 조사(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에서는 김문수 31%, 안철수·장동혁 각 14%, 조경태 8%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지도부(9명) 구성에서도 반탄파가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당 3역(원내대표·사무총장·정책위의장)이 모두 반탄파이고,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5석 중 최소 3석 이상이 반탄파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강성 발언·보수 유튜브 카르텔…반탄 주자들 당심 몰이

반탄주자들은 강성 당심을 노린 선명성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 후보는 광복절 TV조선 인터뷰에서 "국민임명식은 가짜 대통령의 가짜 임명식"이라고 했고, 장 후보는 페이스북에 "'총통즉위식'"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구속과 특검의 당사 압수수색 이후 '윤어게인' 기류가 강해지면서 보수 유튜브의 영향력도 커졌다. 전한길뉴스와 고성국TV 등 6개 유튜브 채널은 장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찬탄(탄핵 찬성)파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한 소장파 재선 의원은 "안·조 후보가 연대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아쉽다"며 "이대로면 두 후보 모두 결선 진출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언론개혁특별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마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5.8.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카운터파트가 될 정청래 대표는 "통합진보당 사례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10번, 100번 정당해산시켜야 한다"며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 원로들로부터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 "과격하지 말라"는 쓴소리를 들을 만큼 강경파로 꼽힌다.

사정 정국도 변수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이 국민의힘 지도부를 직접 겨누면서 연말까지 사법 리스크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소폭 반등했지만 민주당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여야 모두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강경파 지도부가 들어설 경우, 대화 채널은 사실상 끊기고 정치 대립은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날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는 나란히 앉았지만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윤석열 대 이재명' 시즌 3 구도가 이어지면서 정치는 실종되고 갈등과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며 "특검 수사까지 겹치면 야당의 극한 반발로 민생·경제에 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전반적으로 정치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