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들 "악마와도 손잡아야"…정청래호, 협치 전환 가능할까

민주당 원로 “당원만 보지 말라” 조언
당 내부서도 "강경 행보, 시간 갈 수록 당에 부담 될 것"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중심 사법개혁 특별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8.1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후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는 강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정 대표의 행보가 향후 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3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정 대표는 전날 정세균 전 국회의장 등 민주당 원로들로부터 "집권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을 들었다.

이 자리에 동석한 이용득 전 의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을 빌려 "정치는 국민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악마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라고 야당과의 협치를 당부했다.

이같은 원로들의 조언은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협치 실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사과와 반성이 먼저 있지 않고서는 그들(국민의힘)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취임 직후 이뤄지는 통상적인 야당 대표 상견례마저 생략했다.

당 일각에서는 정 대표의 강경 행보가 이재명 정부의 협치와 통합 기조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정부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오는 15일 이 대통령의 국민임명식에 불참하기로 결정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등에 대한 특별사면이 가장 큰 이유지만 야당에 대한 정 대표의 강경 일변도 대응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한 초선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헌법상 정당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어 강경 행보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제1당 대표가 (야당과) 악수조차 하지 않고 만남 자체를 차단하는 건 시간이 갈수록 부담"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 또한 "상대의 자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쉽게 협치 모드로 가긴 어렵다"면서도 "집권 여당의 책임감을 감안하면 강경 기조가 길게 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결국 정 대표의 향후 행보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새 여당 대표의 성향과 정국 구도 변화에 따라, 현 강경 노선이 유지될지 협치로 선회할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sa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