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소동' 전한길에 칼 빼든 국힘 지도부…찬탄 "제명" 반탄 "불공정"
송언석, 전날 전대 출입 금지에 이어 징계 절차까지 속전속결
안철수 "전대 진흙탕 만들어"…장동혁 "전한길 한 사람 악마화"
- 박기현 기자, 김정률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김정률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9일 8·22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소란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를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안팎에서 제기된 '극우화' 논란이 가시화되자 칼을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소집하고 당원 전유관(예명 전한길) 씨 조사를 서울시당 윤리위원회에서 중앙윤리위원회로 이첩해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윤리위원회 규정 11조에 따라 신속한 윤리위 소집을 요구했고, 더 이상 전당대회의 혼란이 없도록 조속히 결론 내릴 것을 윤리위에 당부했다.
앞서 전 씨는 전날 합동연설장에서 전한길뉴스 발행인 자격으로 기자석에 앉아 반탄파 후보 연설에 손뼉을 치며 "잘한다"고 외쳤고, 찬탄파인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 연설 때는 지지자들과 함께 "배신자"라고 소리쳤다.
조경태 후보 연설 땐 의자 위에 올라서 한 손을 들어 항의하다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이에 반발한 찬탄파 후보 지지자들이 전 씨를 향해 물병을 던지면서 지지자들 간 몸싸움도 벌어졌다.
전 씨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송 비대위원장은 전날 밤 긴급 지시를 통해 소란을 일으킨 점을 이유로 들며 전 씨의 전대 행사 출입을 금지했다.
다만 반탄(탄핵 반대) 주자들은 "불공정한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어 당 지도부의 이번 결정을 둘러싼 논란은 전당대회 기간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찬탄(탄핵 찬성)파는 보다 강도 높은 조치의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찬탄파인 안철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미꾸라지 한 마리가 사방팔방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며 "송 위원장과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벌어진 전한길 논란에 대해 당무감사를 실시하고, 전 씨를 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경태 후보는 페이스북에 "전한길 같은 윤석열 옹호론자들이 '배신자'라고 선동하면서 혁신후보자들의 연설을 방해하는 등 합동연설회를 조직적으로 훼방 놓고 있다"며 "합동연설회 훼방꾼 전한길을 출당하라"고 했다.
반면 반탄 후보들은 전 씨에 대해서만 예외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들어 항의했다.
김문수 후보는 페이스북에 "당이 일부 인사에게만 경고 조치를 내린 것은 명백히 미흡했다"며 "균형 잡힌 대응이 없다면 분란과 갈등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동혁 후보는 페이스북에 "이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전한길 한 사람을 악마화하고 극우 프레임으로 엮으려는 시도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불이익한 조치의 기준과 무게는 누구에게나 늘 공평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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