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심장서 ‘찬탄 반탄’ 격돌…국힘 전대장 뒤흔든 전한길 (종합)

(서울·대구=뉴스1) 한상희 손승환 박소은 홍유진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8일 보수의 안방 대구·경북(TK)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에 따라 극명히 갈린 메시지를 내놓았다.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대여(對與) 투쟁과 단일대오를,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과 인적쇄신을 내세우며 당심을 파고들었다.

김문수, 안철수, 장동혁, 조경태(가나다순) 후보는 이날 오후 대구 엑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합동 연설회에서 각자의 비전과 정치적 입장을 밝히며 지지를 호소했다.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할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최저 수준인 지지율과 정당 해산 위기 등 절박함을 공유했다.

김 후보와 장 후보는 강성 당심을 겨냥해 대여 선명성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재명 독재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과 우리는 손을 잡고 국회뿐만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에서 반(反)이재명 독재 투쟁을 전개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을 해산해야 할 것인지, 국민의힘을 해산해야 할 것인지 이 대통령에게 공개 끝장 토론을 할 것을 제안한다"고도 했다.

장 후보는 찬탄파를 겨냥해 "스스로 탄핵의 문을 열어줬던 사람들이 탄핵 반대를 외쳤던 당원들을 향해 극우니 혁신의 대상이니 하면서 큰소리를 치고 있다"며 "오히려 당을 망치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놈들이 당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분열을 막고 이재명을 다시 재판정에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극단 세력과의 절연'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극단주의자들이 무슨 짓을 해도 대구·경북은 밀어준다는 이 속내를, 이번 전당대회에서 반드시 심판해 달라"고 밝혔다. 그는 "계엄에 찬성하고 윤어게인을 신봉하는 사람들이 거짓 나팔수들에 빌붙어 있다"며 "대구·경북이 보수의 심장이라고 말만 하지만 결국 극단적인 선동가들 앞에서 굽실대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조 후보는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12.3 비상계엄으로 인해 지금 국민의힘은 거의 해체 수준에 참혹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행위를 일삼는 훼방꾼들을 몰아내지 않고는 국민의힘의 미래는 없다"며 강도 높은 인적쇄신을 촉구했다. 그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혁신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찬탄파인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관중석 일부에서는 '배신자'라는 항의성 고성이 터져 나왔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연설 도중 지지율과 당내 분열 상황을 언급하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관중석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응원하는 내용의 플랜카드가 등장했고, 일부 지지자들 간에 욕설을 주고받는 소동도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사 강사 출신 보수 유튜버 전한길 씨도 이날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관중석에 앉아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현장을 생중계했고, 실시간 시청자 수는 1만 3000여명에 달했다. 전 씨는 장 후보를 "같이 아스팔트에서 싸운 동지"라고 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들어 응원했다. 반면 찬탄파 연설 때는 '배신자'라고 외치는 등 후보들의 연설 도중 실시간으로 품평을 덧붙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각 후보들은 저마다 다른 평가를 내놨다. 김 후보는 "상대방이 (발언)할 때는 서로 잘 좀 경청하면 좋겠다"고 했다. 장 후보는 "컨벤션 효과를 내고 당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전당대회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안 후보는 "전당대회에 와서 다른 사람을 선동하고 다른 후보의 이야기를 방해하는 행위는 정말로 적절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조 후보는 "빈 깡통이 요라한다"며 "극우세력들이 많이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