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노봉법·더 센 상법' 與·'필리버스터' 野 대치 정국 열린다
4일 본회의…방송 3법 등 쟁점법안 두고 여야 대치 격화 전망
與, 24시간 후 필버 표결 종결 예정…'우선 처리 법안'도 주목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오는 4일 열리는 가운데 이번 본회의는 윤석열 정부 때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막힌 쟁점 법안들을 통과시키려는 여당 더불어민주당과 이를 막으려는 제1야당 국민의힘의 반발로 치달을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쟁점 법안을 당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려는 민주당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저지하겠다는 방침으로, 이로써 여야 대치는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1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2차 상법 개정안,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등 쟁점 법안 5개를 본회의 직전 관문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이 "공산당이냐"면서 법안마다 반대 의사를 표했으나 법사위원 18명 중 10명을 점하고 있는 민주당을 막지는 못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원청 업체가 하청 업체 근로자에 대해서도 사용자로 취급될 수 있도록 여지를 열어뒀다. 근로자 임금이나 근로시간, 복지, 해고 등과 관련해서만 파업 등 쟁의 행위를 할 수 있던 것에서 사실상 경영진 결정 대부분이 쟁의 소재가 될 가능성도 열었다. 또 노동쟁의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되는 내용이 담겼다.
2차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아 지난달 3일 처리된 1차 상법 개정안에 빗대 '더 센' 상법 개정안으로 불린다. 해당 법은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시행을 의무화하고 분리선출 감사위원은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늘리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방송 3법은 KBS 이사회를 11명에서 15명으로, MBC와 EBS 이사회를 각 9명에서 13명으로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들에 대한 이사 추천 권한을 정치권을 비롯해 임직원,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와 법조인 단체 등에 나눠주도록 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국회 추천 몫을 비롯해 민주노총 언론노조 등의 영향이 학회 등에 끼치면 여권이 사실상 공영방송 이사진을 지속적으로 장악하게 되는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노란봉투법과 2차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재계의 반발이 상당한 상황이다. 경제 살리기를 위해 규제 철폐가 시급하지만 경영 환경을 어렵게 하는 입법만이 진행된다는 게 재계 입장이다.
다만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재계는 (노란봉투법에 대해) 지금까지 뭐 하고 있었나. 언제나 방어적인 입장이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버티면 된다고만 얘기하지 않았나"라며 "이제 와서야 부랴부랴 막 허둥지둥하는 게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6개월 유예기간 동안 자신들의 의견을 갖고 백방으로 뛰어야 한다. 이건 상법도, 앞으로 생길 배임죄도, 검찰개혁법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원내 지침을 통해 상임위원회별 지킴조를 꾸리는 등 필리버스터를 통한 법안 저지에 적극 나설 태세다. 민주당 또한 상임위를 중심으로 한 본회의장 당번 등을 원내 지침으로 내렸다.
국회법상 한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 개시 24시간이 지나면 표결을 통해 토론 종결(180석)이 가능한데, 민주당(167석)은 진보 성향 야당들인 조국혁신당(12석), 진보당(4석) 등의 도움을 얻어 종결에 나설 전망이다.
종결 후에는 1개의 법안만 처리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7월 임시국회(8월 5일)까지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들 중 사실상 1개 법안만이 통과가 가능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를 포함, 8월 임시국회에서 열리는 본회의에서 순차적으로 추진 법안들을 모두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우선 통과시킬 법안으로는 방송 3법 중 방송법이 거론되나 민주당 관계자는 "사실상 하나로 볼 수 있는 법안을 나눠서 처리하는 것보다는 노란봉투법이나 상법을 우선 처리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도 있다"며 김 원내대표와 전날(2일) 선출된 정청래 신임 당 대표 등 간 우선 처리 법안에 대한 최종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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