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타결…與 "성공적" 野 "자화자찬할 때 아냐"

"국익중심 실용외교 옳았다" vs "협상시한 쫓겨 양보"
野, 여권 반기업 정책 지적…與 "산업혁신 지원입법 추진"

김병기 더불어민주단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며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5.7.3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김일창 한상희 박소은 손승환 기자 = 여야는 31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엇갈린 평가를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협상 결과가 '성공적'이라면서 한국 경제에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적절한 수준"이라고 일부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기업 부담 증가, 반기업 입법 강행 등 우려와 비판을 쏟아냈다.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역시 이재명 정부다. 국익 중심 실용 외교는 옳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국회가 응답할 시간"이라며 산업혁신 지원 입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관련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할지, 별도 특별위원회를 구성할지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을 환영한다"며 "그동안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우리 경제에 긍정적 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협상 시한에 쫓겨 많은 양보를 했다는 느낌"(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라고 지적한 것엔 '폄훼'라며 유감을 표했다. 박상혁 수석대변인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8월 1일 시한을 앞두고 국익이 걸린 협상을 해낸 협상단 노고를 치하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함께 풀어가겠다고 하는 게 진정한 야당 태도"라고 꼬집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한국 무역 협상단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은 미국과의 교역에 완전히 개방하기로 했다'고 해 농산물 개방을 두고 농민이 불안해한다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수사 아닌가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영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평균적 스탠더드로 합의했다고 본다"며 "대미 자동차 여타 수출이나 이런 문제에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라고 봤다. 전현희 의원도 라디오에서 "어려운 상황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낸 협상"이라고 언급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7.3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반면 국민의힘은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지적하며 노란봉투법 등 여권의 반기업 정책이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협상 결과를 "적정한 수준"이라면서도 "3500억 달러 규모 자체는 일본이나 EU 국내총생산(GDP)과 한국을 대비해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의 대미 투자가 있어야 해 우리 국민경제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이) 기업해체법이라 할 수 있는 상법 개정안뿐 아니라 불법파업 조장법이라고 할 수 있는 노조법 개정안(노란봉투법), 법인세 인상 등 증세를 추진하겠다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재 정책위의장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은 우리 산업의 심각한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였고 재계와 국민 모두 한숨 돌릴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재명 정부 자화자찬에 몰두할 때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협상이 타결됐대도 이미 상당수 우리 기업이 관세 부담을 예고 받은 상황이고 타결 과정에서 여러 희생과 양보가 뒤따랐다"며 "대외적으로 관세 협상까지 거쳐 우리 기업이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내몰렸다"고 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정희용 의원은 페이스북에 "트럼프 대통령 메시지에 일부 언론에선 '농산물 시장 완전 개방' 속보가 나왔고, 농민은 협상 결과에 여전히 불안해한다"며 "혼선을 줄이기 위해 왜 이러한 해석의 차이가 있는지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자동차 관세 협상은 선방했으나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는 국가별 GDP 대비 부담이 커 아쉽다는 평가도 있었다.

국립외교원장 출신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춘 건) 선례를 보면 나쁘지 않다"면서도 "GDP는 일본이 우리의 2.5배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2200억 달러 (투자가) 맞는데 1300억 달러를 더 준 것"이라고 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