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만 당원'이 움직인다…정청래 '수성' 박찬대 '역전' 노린다

민주당 선관위, 오늘부터 경선날까지 권리당원 및 대의원 투표
정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겠다" 박 "성과 없는 개혁은 무책임"

정청래(왼쪽),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5.7.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가 사흘 후인 8월 2일 선출되는 가운데 정청래·박찬대 후보의 선명성 경쟁이 뚜렷해지고 있다. 앞서 공개된 충청권·영남권 권리당원 투표 합산 결과 정 후보에게 약 25%포인트(p) 차이로 뒤지고 있는 박 후보는 "골든 크로스가 진행 중"이라며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반면 정 후보는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지역별 득표율은 자로 잰 것처럼 균일했다"며 남은 호남권과 수도권 등에서도 압도적인 표차로 당 대표에 오를 것이라고 자신한다.

30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부터 8월 2일까지 호남권과 수도권·강원·제주 권리당원과 전국 대의원 투표를 온라인 등으로 진행한다. 31일부터 8월 1일까지 이틀 간은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이번 당 대표는 경선에서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국민 여론조사 30%의 비율로 합산해 선출된다. 지난 19일 열린 충청권, 20일 열린 호남권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 합산 결과 정 후보는 62.65%의 득표율로 37.35%의 박 후보를 25.3%p 차이로 앞서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숫자에 잡히지 않는 결심, 조용히 번져가던 마음이 지금 골든 크로스를 만들고 있다"며 '역전'을 자신했다.

하지만 대의원과 남은 권리당원 수를 놓고 보면 역전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선거인단을 살펴보면 민주당은 전국 대의원 1만 6970명, 권리당원 112만 3383명이었다. 이 가운데 호남권은 △대의원 3036명, 권리당원 37만 1105명, 수도권·강원·제주는 △대의원 9149명, 권리당원 54만 1848명이었다. 호남권과 수도권·강원·제주에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집중돼 있는 셈이다.

이번 경선 투표에 참여하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수가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박 후보는 남은 두 권역과 대의원 선거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이뤄내야 역전이 가능하다.

정청래(왼쪽),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실천서약식에서 서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7.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두 후보 간 신경전이 가열하는 이유도 이같은 배경 때문으로 분석된다. 포지티브 선거를 다짐한 두 후보는 세 차례의 TV토론에서 횟수가 거듭할수록 신경전이 가열했다. 두 번째 TV토론에서는 박 후보가 정 후보의 '노컷 공천'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정 후보가 "침소봉대"라고 반박하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전날 열린 마지막 TV토론에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이 '17:1'이란 문제를 논하는 과정에서 신경전이 불거졌다. 두 후보는 '1:1'로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하나, 정 후보는 "대표가 되면 '당장'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박 후보는 "속도와 시기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당 관계자는 "두 후보가 당원주권시대를 지향하고 있고 그 관점에서 1:1 비율로 가는 데 이견은 없다"며 "내년 전당대회까지만 변경하면 되는데 정 후보가 '당장'이라고 말한 것은 의도한 바가 있을 것이고 박 후보는 이를 고려해 '속도와 시기'를 얘기한 거 같다"고 말했다.

TV토론을 모두 마친 두 후보는 전략 지역을 돌며 끝까지 지지층 결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 후보는 이날 인천에서 인천시당 당원간담회, 부평지하상가 및 계양산전통시장을 방문하며 지지를 호소한다. 박 후보는 제주로 달려가 제주4·3평화공원 참배 후 제주당원 간담회, 제주 동문시장을 방문하며 지지를 호소한다.

정 후보는 페이스북에 "민심을 이길 자, 당심을 이길 자는 없다. 오직 민심, 오직 당심만 따르겠다. 당원들께서 가라는 대로 가겠다"며 "당원의 명령에 따라서 답을 찾겠으니 도와달라"고 적극적인 투표를 독려했다.

박 후보는 "개혁은 외치는 게 아니라 결과로 남기는 것, 성과 없는 구호는 책임 없는 정치"라며 "민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명심이다. 저 박찬대, 민심·당심·명심을 하나로 모으는데 앞장서 온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