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싸움 그만" 시선 외부로 돌리는 국힘 당권주자…李 때리기 경쟁

탄핵 찬반 갈린 국힘 전당대회, 공동의 적 만들어 지지층 다지기
주진우·장동혁, 연일 여권 때리기…김문수·안철수도 가세

국민의힘이 4·10 총선에 참패한 가운데 혼란에 처한 당을 추스르고 이끌어갈 구원투수로 누가 등판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모습. 2024.4.1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연일 여권을 때리며 전선을 외부로 넓히는 모습이다.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입당부터 당무감사위원회의 전임 지도부 중징계 결정 등 내홍이 끊이질 않자, '외부의 적'을 내세워 지지층을 붙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7일 야권에 따르면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 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 가능성에 대해 "입시 비리를 저질러도 권력자와 정치인만 벌 받지 않는다면, 지금도 공정한 경쟁을 꿈꾸며 달리는 학생들과 학부모는 어찌 되는가"라 비판했다.

주 의원은 당일에도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의 과거 발언에 대해 "제2의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꼴"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주 의원과 함께 이번 전당대회에서 신진 후보로 꼽히는 장동혁 의원도 연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장 의원은 전날 정부의 증권거래세 인상 계획에 대해 "국민을 원숭이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에 앞서선 정부의 2+2 회담 결렬에 "이재명 정부가 초래한 내우외환이 기업도 죽이고 나라를 죽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안철수 의원 등 당내 '베테랑'들도 여권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안철수 의원은 전날 정부의 법인세, 증권거래세 인상 계획에 "퍼주기부터 멈추라.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증세도 아니고 포퓰리즘성 지원금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문수 전 장관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발의한 국민의힘 의원 45명 제명촉구결의안에 대해 "우리 당은 비상계엄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해왔다. 이들의 내란몰이 속셈은 개헌 저지선을 무너뜨려 이재명 총통제로 가기 위한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각 주자들이 당 내부 이슈보다는 여권을 공격하며 시선을 외부로 돌리는 모습이다. 대선 패배 이후 내홍이 격화되면서 당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만큼,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라는 '공동의 적'을 상정해 파이를 키우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은 전주 19%에서 17%로 하락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전선 확장 전략이 당내 탄핵 찬반 프레임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지지율도 낮고 여당 상대로 싸움도 못하고 있다는 게 지지층의 주된 시각"이라며 "당권 주자로서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강하게 싸울 수 있을지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