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사퇴요구' 박찬대, 깜깜이 기간 전대 표심 뒤집을까

찐명 경쟁 속 박찬대, 강수 두고 "명심 읽었다" 승부수
깜깜이 기간…당심 향방, 강선우 사퇴 이후 요동칠까

정청래(왼쪽),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1일 충남 예산 신안면 조곡리에서 수해복구 현장을 찾아 대화하고 있다. 2025.7.2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가 집중호우 여파로 지역 순회 경선을 취소하고 '원샷 경선'으로 치러지게 되면서 투표율이 공개되지 않는 깜깜이 주간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박찬대 당대표 후보가 강선우 의원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선제적으로 촉구한 것을 두고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 논쟁이 본격화되면서, 박 후보가 이 기간에 극적 반전을 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것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강 후보자의 (자진사퇴) 생각과 일치한 것 같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여론을 살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강 전 후보자가 사퇴 의사를 밝히기 17분 전, 페이스북을 통해 후보자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당내 의원들 대체로 말을 아끼는 가운데 이례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인데,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가 이 대통령의 의중을 미리 파악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 후보는 강 후보자 사퇴 다음 날에도 "민주당에는 언제나 국민의 뜻과 당원의 생각을 대통령실에 전달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는 글을 올리며 대통령과의 교감 능력을 강조했다.

반면 정청래 후보는 전당대회 초반부터 강 의원을 적극 엄호해 왔다. 그는 강 의원에 대한 사퇴론이 불거지자 "기쁠 때는 같이 기뻐하고 슬플 때는 같이 슬퍼하는 게 동지적 의리"라며 사퇴 요구에 선을 그어 왔다.

당권 레이스 초반부터 '찐명'을 강조한 두 후보의 상반된 태도가 당심 향배에 미묘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누가 진짜 명심을 읽고 있는지에 따라 전대 판세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박 후보의 사퇴 촉구가 지지율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승부수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 후보는 당내 의원들에게서 큰 지지를 받은 것과 달리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정 후보보다 약 25%p(포인트) 가량 뒤처졌다.

그러나 강 의원 사퇴 과정에서 명심을 누구보다 빨리 읽고 선제적으로 행동한 점이 당원들에게 각인된다면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김민석 의원(현 국무총리)가 보여준 ‘역전 드라마’가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당시 김 총리는 초반 고전하다 이재명 당시 당대표 유튜브 출연 이후 득표율 1위로 올라선 바 있다.

다만 박 후보의 강수가 무조건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박 후보의 페이스북에는 "이게 정청래 의원과의 차이다. 한쪽은 지키는 자, 한쪽은 결단을 촉구하는 자", "자기 당 동료 의원 한 명도 못 지키면서 뭘 한다고 하느냐" 등 당원들의 비판 댓글이 다수 달리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폭우 피해로 인해 오는 26·27일로 예정된 호남권 및 경기·인천권 순회 경선 일정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지역별 투표 결과는 8월 2일 전당대회에서 통합 발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달 2일까지 약 일주일 간의 깜깜이 기간에 돌입해 실제 표심의 향방이 미지수인 가운데 두 후보는 계속해서 수해 현장을 찾으며 민심 얻기에 주력할 예정이다.

sa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