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소용돌이 속 野 당권 주자들 '우향우'…다시 강성지지층 결집
전대 앞두고 윤상현·장동혁, 보수 강성인사 국회 초청 '강연'
김문수·한동훈·안철수 '혁신안' 지지…친윤 청산, 중도 확장
- 박기현 기자,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한상희 기자 = 국민의힘에서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혁신론'이 분출하는 가운데 '단결론'을 앞세워 '강성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는 당권 주자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16일 야권에 따르면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장동혁 의원은 전날 강성 보수 인사들을 초청해 국회에서 세미나를 열었다.
장 의원은 "정당은 그 방향을 함께 가는 사람들끼리 모여 있는 집단으로 동지애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혁신을 얘기하고 있지만 뭐가 잘못됐고, 어디를 도려내야 할지 정확한 진단이 없다면 혁신은 불가능하다"며 "대수술이 필요할 때 감내할 체력과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수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최근 당 혁신위가 당헌·당규를 개정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전횡 사죄 및 인적 쇄신 등을 주장한 데 대한 반론으로 풀이된다.
세미나에는 전직 언론인 출신 보수 유튜버 이영풍 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등도 참석했다.
지난 14일에는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 주도로 '리셋코리아 국민운동본부'가 국회에서 발족했다. 단체는 탄핵 반대 성향의 '윤 어게인(AGAIN)' 세력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윤 의원은 "우리는 서로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겨누고, 뺄셈정치만 반복한다"며 "새로운 보수 가치를 정립한 가운데 분열보다 통합과 책임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러한 흐름은 당권 경쟁의 구도상 유력 주자인 김문수 전 후보와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등이 혁신에 찬성하고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혁신의 방향이 공통적으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절연과 당내 친윤 세력의 청산, 중도 확장을 가리키고 있어 강성 지지층이 지지할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과거 강성 지지층의 호응을 받았던 김 전 후보도 혁신에 대한 찬성 입장을 연일 밝히고 있다. 그는 전날 서울지역 당협위원장들과의 오찬에서 장 의원이 전한길 씨를 초청한 데 대해 비판하며 과거 공천관리위원장 시절 쇄신 공천 경험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헌·당규상 당대표 선거는 강성지지층의 입김이 크게 반영되는 구조라는 점도 당권 주자들의 '우향우' 행보에 영향을 미쳤다. 당심 80%와 민심 20%를 합산해 결정되는 만큼, 전당대회 때마다 당권 주자들의 선명성 경쟁이 반복됐다.
여기에 더해 3대(내란·김건희·해병대원) 특검이 본격적으로 당내 인사들을 향해 칼을 겨누는 상황에서 혁신보다 단합을 외치는 것이 원내 의원들에게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계산도 깔렸다.
이에 따라 전당대회가 서로 다른 혁신안을 두고 경쟁하기보다 혁신을 가로막는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광장 세력을 의식하는 흐름이 뚜렷해질수록 혁신을 둘러싼 논의의 폭은 좁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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