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예결위 협조에도…與, 법사위 등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강행'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국회 원 구성 문제를 두고 야당과 평행선을 달려온 여당이 결국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한다.

더불어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 종료 전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야당이 이에 반발하면서 여야 갈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의사국은 27일 오전 공지를 통해 오후 2시에 본회의가 개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는 전날(26일) 민주당의 요청으로 열리는 것으로, 여당은 공석인 법제사법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운영위원장 등을 선출할 방침이다.

여야는 그동안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국민의힘은 관례대로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지만 민주당은 22대 전반기 국회 원 구성 당시 여야 합의에 따라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1년 더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법사위원장직을 요구하는 배경으로는 소수 야당으로 거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에 대한 심사권을 갖고 있어 여당의 쟁점 법안 처리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이에 민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정부 정책에 힘을 실어야 하는 만큼 법사위원장 자리 양보는 수용 불가하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여야는 무려 5차례나 협상에 나섰지만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결국 민주당은 원활한 추경안 심사와 처리를 위해 더는 시간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단독으로 상임위원장 선출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하면서도 민주당에 재차 협상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예결위원장 선출에는 협조하겠다면서도 "다른 상임위원장에 대해서는 여야 간 조금 더 협상해서 협치 정신을 복원시키고 과거 오랜 전통으로 국회를 지켜온 원내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되살릴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민주당에 협상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민주당이 끝내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일방적으로 선출하면 이는 국회를 민의의 전당이 아닌 일당 독재 통로로 전락시키는 역사적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는 분위기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반대를 위한 반대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협상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CBS라디오에 출연해 "야당에 법사위원장을 넘겨주면 윤석열 거부권 시즌2 가능성이라는 불신과 불안이 있다"며 "다른 카드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뿐 아니라 민주당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 문제에 대해서도 단독으로 인준 표결에 나설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둘째 날이던 지난 25일 김 후보자 관련 자료를 요구하며 청문회 보이콧에 나섰다.

다만 총리 인준 동의안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기 때문에 국민의힘 동의 없이도 민주당 의석수만으로 통과가 가능하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해서 자동 산회 됐다"며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표결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