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청문회 파행 끝 산회…청문보고서 합의 채택 어려워져

25일 오후 4시반 정회 뒤 속개못해…여야, 자료제출 공방
野 "與에 파행 책임" 與 "野 목불인견"…인준과정 충돌 불가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속개를 기다리다 정회 후 저녁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는 오후 5시 속개 예정이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후보자 자료 미제출을 이유로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종배 위원장에게 오후 8시 반 속개를 요청했다. 2025.6.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원태성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김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 논란으로 야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파행으로 막을 내렸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합의 채택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야당은 "김 후보자가 핵심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더 이상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당은 야당의 의혹 제기가 과도한 공세라면서 "사상 최초 야당의 청문회 보이콧"이라고 대치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이날 자정을 기해 산회했다. 당초 청문회는 전날(25일) 오후 4시 30분 정회했다가 30분 뒤 재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위원들이 "핵심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참석을 거부하면서 중단됐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처가로부터 지원받은 생활비 2억 원에 대한 증여세 납부 명세를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진우 의원은 "김 후보자가 현금거래를 소명할 수 없어서 눈속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처가 생활비 지원에 대한) 증여세를 뒤늦게 납부했다는데 그것(명세)조차도 낼 수 없다고 한다. 자금거래를 소명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에 필요한 자료는 모두 제출됐다며 야당의 청문회 보이콧을 비판했다. 김 후보자도 앞선 총리 청문회 전례에 따라 자료를 냈고 추가 자료 제출 요구에도 응했다는 입장이다.

여당 간사인 김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자료 제출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청문회를 보이콧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박균택 의원은 "가족과 전 배우자 등 사생활 관련 민감한 개인 정보나 청문회와 관계없는 자료를 제외하면 모두 제출했다"고 했다.

여야는 전날 오후 11시가 넘어서까지 청문회 재개를 두고 협의했으나 김 후보자의 자료 제출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후 국민의힘 위원들이 자정까지 청문회장에 입장하지 않으면서 이틀간의 청문회 일정은 자동 종료됐다.

청문회 산회 직후 배준영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파행의 모든 책임은 민주당과 김 후보자에게 있다"며 "후보자가 제출하기로 약속한 금전 관련한 핵심 자료를 자정까지 기다렸는데 결국 약속을 지키지 않고 모든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려 했다"고 비판했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도 "청문회를 7시간 보이콧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목불인견(目不忍見)을 규탄한다"며 "현금 6억 원을 장롱에 쌓아 놓은 사람이라고 후보를 모욕했고, 이는 청문회법 위반 행위다. 국민의힘에 의한 대선 불복 역사 현장"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종료 뒤에도 김 후보자가 증여세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청문회를 하루 더 열어 정상적인 마무리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김희정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파행은 국민을 모독하는 일"이라면서도 "증여세뿐 아니라 채무와 관련된 자료를 제출하면 청문회가 잘 마무리되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후보자와 민주당은 제기된 의혹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예정대로 청문회 완료 뒤 6월 임시국회 회기 내인 7월 4일까지는 인준 절차를 끝마칠 계획이라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현 의원은 "(야당이) 정치 공작에 실패하니 3일 청문회라는 기록을 남기는 것에 불과하다"며 "청문회를 이틀도 다 못한 것은 정책 검증 준비가 부족했고, 오로지 후보를 음해하고 수사받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가 사실상 내용상으로는 끝났는데, 마지막에 원하는 자료를 다 제공하기로 했는데도 야당 의원들이 청문회에 참석 안 한 상태로 마무리돼 아쉽다"며 26일 중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