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파격 쇄신" 혁신위…주류 "최선" 비주류 "임시방편"
"당내 계파 갈등 줄일 묘수"…'도로 친윤당' 비판도 잠재울 명분
김용태 "다음 지도부가 결정해야"…일각 "한달 혁신위로 뭘 하나"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송언석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혁신위원회를 띄워 당내 혼란 상황을 정리한다. 당 주류 세력에선 '김용태 혁신안'을 둘러싼 분란을 잠재울 묘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 동력도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친한계를 비롯해 당 비주류는 혁신위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전당대회까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실질적인 성과보다는 김용태 혁신안을 좌초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송 원내대표는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의 신속하고 파격적인 쇄신을 위해 조속히 혁신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며 "김용태 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을 포함해 당의 전반적 시스템 개혁까지 포함하는 구조 개혁을 논의하고 당내 의견을 두루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혁신위원회는 김 위원장의 5대 개혁안을 포함해 수도권 등 약세 지역 민심 반영 방안 등 전국 정당으로 거듭날 방안을 찾는다.
송 원내대표의 혁신위원회 카드를 두고 당 주류에선 혼란상을 잠재울 '묘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 패배 이후 당내에서 제기되는 혁신 요구는 물론, '도로 친윤(친윤석열계)당'이라는 비판까지 잠재울 명분을 만들었다는 해석이다.
특히 김용태 위원장의 5대 혁신안을 주요 의제로 다루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는 점에서, 당내 김 위원장 지지 세력들이 동참할 명분까지 만들었다는 평가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어느 한 사람이 혁신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 위원회를 꾸려서 추진하겠다는 뜻인 만큼, 절차적 정당성도 갖췄다"며 "현재로선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혁신위원회는 정당 시스템 개편을 도맡는 만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송 원내대표의) 생각은 존중하지만 혁신위를 통한 당내 혁신은 다음 당 지도부에서 결정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전당원 여론조사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사실상 송 원내대표의 계획에 대해 거절 의사를 표한 것이다.
이같은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송 원내대표가 5대 개혁과제를 논의할 혁신위 카드를 띄운 이상, 김 위원장의 개혁 동력도 상당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임기도 2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본인이 말한 5대 개혁과제를 포함해 더 광범위한 혁신에 나서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된 이상 거부할 명분이 없지 않나"라고 했다. 또 다른 야권 관계자는 "자신의 주장을 계속해서 관철하다가 임기가 끝나버리면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하게 된다"며 "결국 혁신위원회에 자신이 원하는 인사를 추천하는 식으로라도 협조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과 혁신위 구성을 위해 서둘러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이 혁신위 구성에 합의할 경우 혁신위는 전당대회 전까지 당내 개혁과제를 발굴하고, 차기 지도부에 관련 내용을 인계할 것으로 보인다. 송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직하는 식이다.
합의하지 않을 경우 송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 퇴임 후 비대위원장 권한대행으로서 당내 혁신위를 구성할 전망이다. 30일 전이라도 원내대표 보좌 기구로 혁신위원회를 둘 가능성도 있다.
전당대회가 8월 말~9월 초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친한계를 포함해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서는 혁신위원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당내 분란을 잠재울 '구실'에 불과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 친한계 의원은 "한 달 남짓한 시간 동안 혁신위가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되겠나"라며 "김용태 위원장의 혁신안을 두고 말이 많이 나오니,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형식적인' 혁신위를 띄웠다고 본다"고 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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