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협치 필수" 송언석 "법사위 달라"…李정부 출범 첫 여야 상견례

與 원내대표 김병기, 제1야당 국힘 김용태·송언석 만남
김용태 "추경, 권력의 지갑 안돼" 송언석 "관행 지켜주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5.6.1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구진욱 임세원 박기현 기자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여야 지도부가 처음으로 상견례를 가졌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전날(16일) 선출된 송언석 원내대표를 만나 민생 회복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17일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용태 비대위원장을 만나 "국민의힘이 어려운 시기에 책임을 맡은 것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정치가 다시 국민 앞에 설 수 있는 희망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며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가 정치인의 최소한의 책임이라 생각한다. 정치는 언제나 국민을 향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여야가 함께 국민 곁으로 가까이 가야 한다. 국민 고통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고금리, 고물가, 내수침체는 우리 현장의 비명이 됐다. 국회는 민생 회복에 더 속도를 내야 하고,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협치할 자세와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김 비대위원장이) 말씀하신 게 추경(추가경정예산), 상법 개정안, 사법 체계에 대한 말씀이다. 언중유골"이라며 "진지하게 토론하고 합의점을 찾으라고 정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깊이 유념하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후 송언석 원내대표를 만나 "송 대표께서 (원내대표) 수락 연설에서 (과거로) 퇴행하면 안 된다고 하신 말씀은 지금 정치가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경고"라며 "저 또한 경청하고 소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예산 정책통이신 만큼, 예산 언어를 아는 분답게 국정 운영의 현실과 책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계실 거라고 기대한다"며 "지금은 속도가 중요하다. 경제가 흔들리고 민생은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협력과 협치는 필수다. 진솔하게 자주 만나고 성과를 만드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수완박 시즌2 : 검찰청 폐지 및 수사·기소 분리의 문제점 토론회에 참석, 조배숙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5.6.1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김용태, 與 추경·상법개정안·사법개혁 지적…송언석 "법사위원장 野에 줘야"

김병기 원내대표를 만난 야당 지도부는 민주당이 추진 중인 법안들에 문제가 있으며, 현재 상임위 배분이 수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이 자리를 빌려 몇 가지 당면 현안에 대해 정중히 말씀드리겠다. 첫째로 정부가 약 20조 원의 추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국민 삶에 실질적 도움이 되면 국민의힘은 기꺼이 협력하겠다"며 "그러나 추경의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국가 재정이 권력의 지갑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두 번째는 상법개정안이다. 자본시장 투명성을 높이고 경쟁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는 이견이 없지만,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해치고 외국 투기 자본의 개입을 넓히는 방식이라면 심각한 문제"라며 "공직선거법, 법원조직법, 형사소송법은 국가의 뼈대를 구성하는 핵심 제도인데 국민 공감대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하면 그건 입법이 아니라 입법의 이름을 빌린 권력 장악"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3개 법안에 대해 김병기 원내대표가) 일단은 토론을 해야 한다고 하셨고, 또 강행해서 처리하지는 않으실 것처럼 느껴진다"며 "상법개정안을 강행하겠다, 이런 표현을 하진 않으셨다. 전반적으로 여야가 대화를 해야 한다는 큰 틀에서 공감을 해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당이니까 민생 현안을 잘 챙기겠다고 말씀하셔서 저희도 도울 거 있으면 돕고, 다만 잘못한 것이 있다면 견제를 제대로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만남 정례화'에 대해서는 "말씀을 따로 안하셨다"고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22대 국회가 시작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쉽게도 수십 년간 선배 의원들이 이룩해놓은 국회의 오랜 아름다운 관행이 굉장히 무너졌다"며 "몇 번 말씀드렸지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부분을 좀 더 전향적으로 검토해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대통령을 배출하면서 국회의 입법권뿐 아니라 거부권(재의요구권)까지 가지고 있다. 합리적 평가를 받는 김병기 원내대표께서 여야 간 협치를 살리기 위해 좋은 방안이 협의되면 좋겠다"며 "야당이 된 입장에서 국민의힘도 민생 회복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