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원외 당협위원장 만난다…'개혁 동력' 모으기

차기 지도체제·반탄 당론 무효화 등 의제 없이 자유토론
의총 후 "의원들 쇄신 의지 있나"…원외 우군 확보 행보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2025.6.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사퇴 압박을 받는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당 쇄신 방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간담회를 주재한다. 정해진 의제 없이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되며 차기 지도체제와 함께 김 위원장의 '5대 혁신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이번 간담회는 전날(9일) 약 5시간에 걸쳐 진행된 비공개 의원총회 직후 열리는 것이다. 의총에서는 김 위원장의 거취는 물론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대선후보 교체 관련 당무 감사 등 개혁안을 놓고 계파 간 격론이 벌어졌다.

친윤(친윤석열)계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들어 지도부 총사퇴를 강하게 요구했다. 김 위원장의 개혁안에 대해서도 "혁신을 빙자한 자기 정치"라며 비판했다. 반면 친한계와 비윤계는 김 위원장의 임기 연장과 개혁안 완수를 주장하며 맞섰다.

의총을 마친 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이 쇄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내비쳤다. 원외 인사들은 상대적으로 당 주류에 비판적인 입장이 많아 이날 간담회에서도 김 위원장의 개혁안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놓고는 정기국회가 시작되기 전인 9월 이전에 열어야 한다는 데 당내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원외 당협위원장 인사들 사이에선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비대위 체제를 지지하는 측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사례를 언급하며 혁신적 인물을 중심으로 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전당대회를 요구하는 쪽은 정통성 있는 새 당대표 선출로 당 쇄신과 재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5일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가 김 위원장에게 "전국 당협위원장 합동 회의를 즉각 개최해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응답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국회 당론 결정에 있어 당심과 민심을 함께 반영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간담회를 두고 김 위원장이 위원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개혁안의 추진 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윤계의 사퇴 압박에 맞서 원외 인사들을 우군으로 확보하려는 행보라는 해석도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16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 지명권을 갖고 있는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김 위원장의 거취는 물론 당의 쇄신 방향도 중대한 분기점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