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1인 시위·SNS 정치…'尹 석방' 제각각 셈법 분주한 잠룡들

야권 "윤 탄핵 집중" 단일대오…검찰 비판하며 결집
친윤-비윤 온도차…보수층 집중-중도층 확장 전략차

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지난 1월 26일 구속기소 된 지 41일 만, 1월 15일 체포된 후 52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2025.3.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박소은 임윤지 기자 =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에 조기대선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다. 여야 잠룡들은 윤 대통령 석방을 두고 엇갈린 메시지를 내며 타깃 지지층 공략에 분주한 모습이다.

야권 후보들은 윤 대통령 석방 결정에 대한 규탄에 초점을 맞추며 선명한 메시지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여권 잠룡들은 보수층과 중도층 사이에서 공략 포인트에 차별점을 두며 윤 대통령 석방 및 탄핵심판에 엇갈린 시각을 보인다.

野 "尹 파면이 우선" 단일대오…단식·1인시위·장외집회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 석방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당 차원에서 연일 비상 의원총회와 장외집회, 릴레이 규탄 발언을 쏟아내며 야권 결집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 나라 질서 유지의 최후 보루여야 할 검찰이 해괴한 잔꾀로 내란수괴를 석방했다"면서 "아마 한패라서 그런 것이겠죠"라고 말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지난 9일부터 서울 경복궁역 4번 출구 쪽 고궁박물관 앞에서 '내란 수괴 윤석열 파면 촉구'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그는 "극우 세력들은 총력전을 펼칠 텐데 지금은 헌재에 힘을 실어줘야 탄핵이 인용되고 대통령을 파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전날부터 일과 후 탄핵 1인 시위에 나서는 이른바 '주경야탄' 비상 행동에 나섰다. 유동 인구가 많은 수원역 앞이어서 행인이 맥주캔을 던지는 위협적 행동도 있었지만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도 김 전 지사 단식 현장을 찾거나 야 5당 합동 집회에 참석하는 등 야권 대선주자들은 윤 대통령 파면 선고 촉구에 있어선 대동단결하는 모습이다.

"변론 재개" "뵐 일 없다" "자중·근신해야"…與 잠룡들 '온도차'

야권과 달리 여권 주자들의 메시지는 저마다 정치적 입지에 따라 차별화됐다. 윤 대통령 구속취소 사태를 수용하는 입장과 그 수위에서 적지 않은 온도차가 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구속취소 선고 당일 "선출직 대통령 불법 구금을 중단하고 즉각 석방하라"고 밝혔고, 여권 차기주자 1위를 달리는 김문수 장관도 "탄핵심판 변론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 상태 그대로 헌재 결정이 이뤄지면 국민으로부터 졸속 결정이란 비판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도 "혹시라도 있을 인용 결정에 대비해 공당이라면 필요한 준비 정도는 해야 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상식적"이라고 '금기어' 조기 대선을 공식화 했다.

오 시장은 윤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 방문에 대해서도 "현재는 뵐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유승민 전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헌법재판소에서 어떤 결정이 나와도 승복하겠다는 것이 안 보여서 굉장히 아쉽다"면서 "자중하고 근신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정면 비판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때가 되면 뵐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을 아끼며 "보수를 지지하는 분들, 합리적 생각을 가진 분들은 정말로 중요할 때는 집단적으로 합리적이고 전략적 판단을 해왔다"고 했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