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개헌론' 본격 제기…이재명 '일극체제' 흔들기
김경수 '2단계 개헌' 제안…李 "내란 극복에 집중" 일축
김부겸·김동연도 '개헌' 연일 주장…당내 세력 회복 노려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비명계) 대권 주자들이 개헌론을 내세워 이재명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주도권을 잡기 어려운 비명계 후보들이 개헌을 고리로 계속해서 판을 흔들며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를 발판 삼아 '친노·친문'(친노무현·친문재인)계의 당내 세력 회복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지난 13일 이 대표와 비공개 회담에서 자신의 '2단계 개헌론'을 제시했다. 2단계 개헌론은 △계엄 과정에서 지적된 사항들에 관한 '원포인트 개헌' 후 △2026년 지방선거와 함께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본격적인 개헌에 돌입하자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는 현 정국에서 개헌에 관한 이 대표의 일관된 입장이다.
대통합에 공감대를 이루면서 줄곧 화기애애했던 회담은 '개헌'을 두고 극명한 이견이 표출되면서 김이 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가 통합 행보 차원에서 만남을 예고한 김부겸 전 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김 전 지사와 같이 '개헌'을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개헌안을 적어도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는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내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김동연 경기지사는 "다음 대통령 임기는 3년만 하자"며 분권형 4년 중임제를 제안했다.
비명계의 개헌 요구를 이 대표가 당장 수용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민의힘이 개헌론에 불을 지피는 것이 비명계의 요구와 궤를 같이하는 것도 이 대표로서는 불편한 지점이다.
그럼에도 '개헌'은 조기 대선의 주요 이슈로 등장할 전망이다.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 대표와 차별점을 둘 수 있는 유일한 도구가 '개헌'이기 때문이다. 비명계 주자들은 '개헌'을 두고 이 대표를 비판하고, 연대를 통해 이 대표에 맞설 수 있다.
이 대표가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대권까지 쥐게 된다면 비명계는 대선 후 다음 대선까지 당내 역학 구도 재편에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민주당에는 이 대표 외에 차기 대권주자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
지난 총선에서 대규모 공천학살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비명계는 어떻게든 당내 세력 확보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김 전 지사가 전날 이 대표와 만남에서 "당에서 마음에 상처가 입은 분들을 보듬어 줄 때가 됐다"고 말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 정치평론가는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개헌 요구는 약 40년 동안 지속했다"며 "특히 선거를 앞두고 당선 확률이 낮은 쪽에서 개헌을 요구하고, 큰 쪽에서 반대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개헌에 찬성하는 입장이었지만, 대권이 눈앞에 다가온 지금은 뜻을 달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비명계는 이를 고리로 연대하고 조금이라도 몸집을 키우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패턴을 보면 이번에도 개헌 요구가 실제로 개헌에 이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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