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헌재 불공정' 총공세…보수 결집으로 조기대선 디딤돌
탄핵 정국 막바지… 사법부 불신론 퍼뜨리며 보수층 결속
‘민주=기득권’ ‘국힘=개혁’…이념 대립 프레임 시도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이 막바지에 접어들자 '사법부 불공정' 프레임을 내세운 여권의 헌법재판소 압박 수위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공개발언 압박은 물론 헌재 방문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보수층 결집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여권에서는 조기 대선을 대비해 윤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지도부는 전통 지지층 결집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택했다. 사법부 편향성을 문제 삼는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가 보수층의 공감을 얻으며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진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이다.
1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헌재는 오는 18일 탄핵 심판 추가 변론기일을 열기로 했다. 3월 초중순 선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절차적 하자와 정치적 편향성을 부각하며 헌재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의 법적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달 6일과 22일, 이달 12일까지 총 세 차례 헌재를 항의 방문했다. 그는 "이렇게 졸속 진행한 데 따른 후폭풍을 헌재가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헌재가 12·3 비상계엄 관련자들의 검찰 신문조서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증거로 채택하기로 한 것은 현행법(형사소송법 제312조 1항) 위반이라는 주장을 편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지낸 강승규 의원은 문형배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발의할 예정이다. 탄핵소추 사유로 '헌법, 헌법재판소법, 형사소송법,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한 것이 명백하다'는 점을 들었다.
국민의힘의 강경 대응 배경에는 사법부 불신 여론이 자리 잡고 있다. 전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을 신뢰한다는 인식은 54%,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1%였다.
진보층 81% 중도층 61%가 탄핵 심판 과정을 신뢰한다고 응답한 반면, 보수층에서는 61%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여권에서는 국민의힘의 공세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이를 윤 대통령 개인의 방어 논리가 아니라, 국가 체제 수호 차원이라고 설명한다. 보수 진영에서는 반이재명 정서를 활용해, 이번 대선을 '자유민주주의-사회주의 체제 전쟁' 프레임으로 끌고가려는 움직임도 있다.
당 관계자는 "조기 대선 여부와 관계없이 당은 윤 대통령 지지층을 버리고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도층 공략은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서 고려해야 할 문제이지, 지금은 기존 지지층을 결집하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2030 남성들의 지지세에 고무된 분위기다. 이를 바탕으로 기성 정치에 대한 견제 심리가 강한 청년층을 겨냥해, 사법부를 '우리법연구회가 장악한 좌파 카르텔'로 규정하며, '반기득권'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헌재 비판을 통해 '민주당=기득권, 국민의힘=개혁 세력'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여야 모두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모습이다. 헌재가 3월 초중순 결론을 내리면 60일 이내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이 경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최종심이 대선 전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윤 대통령이 파면되더라도 후폭풍이 약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이 대표 판결과 윤 대통령 탄핵 결정이 비슷한 시기에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반면, 국민의힘 비주류에서는 지도부가 뚜렷한 전략 없이 부담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강성 지지층을 향해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보여주기식 공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준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 진영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의 실패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결집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탄핵 반대 여론이 늘면서 국민의힘도 민주당에 정권을 넘겨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판단해 윤 대통령과의 절연을 미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탄핵이 인용된다면 자연스럽게 윤 대통령과 거리 두기가 시작되고 탄핵 찬성 세력도 다시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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