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 오세훈, 국회 행사…친윤 지도부·與의원 절반 몰렸다

개헌 토론회 열어 성황…사실상 조기대선 전초전 평가
"아스팔트 보수 김문수·보수 식자층 오 시장 나뉠 것"

오세훈 서울시장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서울특별시 ·서울연구원 주최로 열린 87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2.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국민의힘이 조기 대선을 사실상 금지어로 지정하며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보폭을 넓히며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국회도서관에서 1987년 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오 시장이 국회를 찾은 것은 처음으로 국민의힘 의원 50여 명이 행사장을 찾아 이목을 끌었다. 108석 중 절반에 가까운 의원이 발걸음을 한 셈이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이양수 사무총장 등 당 4역도 토론회에 자리했다. 김기현·안철수·추경호·송언석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무게를 더했다.

정치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오 시장이 개헌을 발판으로 세를 과시하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아스팔트 지지층에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보수 식자층에서는 오 시장으로 나뉘는 것 같다"며 "오 시장 같은 경우 개헌론이 계엄 이미지를 상쇄할 수 있는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행사장에 가득 찬 지지자들은 오 시장이 주요 발언을 할 때마다 환호성과 함께 이름을 연호했다.

축사에 나선 김기현 의원은 "목소리와 박수에 뜻이 담겨 있다"며 "저는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해 오 시장에게 힘을 보탰다.

오 시장이 '지방분권' 개헌 카드를 꺼내 든 것도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토론회에서 "대부분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자는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며 "반대하지는 않지만 막강한 대통령 권한을 지자체에 과감히 넘기는 것이 제왕적 대통령제와 아울러 의회 폭거를 줄일 수 있는 해법"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지방분권 개헌을 통해 전국을 5개 초광역 지자체로 나눠 지역별로 재정권을 독립적으로 행사하며 맞춤형 발전 전략을 시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부의 의회불신임권과 의회의 내각해산권을 통해 행정부와 입법부가 상호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행정부 내에서도 과감한 지방 분권이 필요하다는 게 오 시장 구상이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불공정성 및 편향성 문제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2.1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원희룡, 국회 찾아 "헌재 탄핵심판 불공정"…안철수, AI·반도체 목소리 높여

오 시장이 개헌 토론회를 하는 시간에 다른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헌법재판소를 비판했다.

지난 전당대회 이후 공개 행보를 자제해 온 원 전 장관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 의결정족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헌재가 사건을 불공정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계속 지적하고 있는 여당과 당 지지층에 보조를 맞춰 헌재 때리기로 존재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오 시장 개헌 토론회에 참석한 안철수 의원 역시 최근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 사안에 목소리를 높이며 중도 확장에 나서는 중이다. 중도층을 두고는 안 의원이 오 시장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도 있다.

다만 여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전제로 한 조기 대선에 관해 언급을 자제하면서 각 대권 주자 역시 움직임이 대선 행보로 읽히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당 관계자는 "당 핵심 지지층으로서는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반갑게 보일 리 없다"고 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