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 공방…"소액주주 보호 의무화"vs"경영위축 주주 손해"
민주당, '주주 보호 대원칙' 담은 상법 개정안 당론 추진…소액 주주 지지
국힘 "기업 경영 지나치게 옥죄어 주주 피해"…이번주 대응 법안 발의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기업 이사회에 주주 충실 의무를 부과하는 상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의 대치 국면이 점입가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소액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선 이사가 일반 주주의 이익도 고려하도록 대원칙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기업의 자율성이 지나치게 제한된다는 점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핀셋 규제'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거대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연내 처리를 압박하면서 국민의힘도 자본시장법 발의로 맞불을 놓고 있다. 다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핀셋 규제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여야간 극적 합의 가능성도 열려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상법 개정안을 통해 기업 경영의 대원칙에 '일반 주주 고려'를 못 박고자 한다.
이달 이정문 민주당 의원 대표 발의로 모습을 드러낸 상법 개정안엔 기존 기업 이사회의 주주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공평 의무 조항도 추가됐다.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도 포함됐다. 집중투표제란 주식 1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투표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몰표'도 가능하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이란 선출 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묶어두는 제도다. 모두 소액 주주 보호 장치로 꼽혀왔던 제도다.
더불어민주당은 현 상법 체계에선 횡령이나 배임 같이 내부 비리가 생겨도 일반 주주의 피해를 복구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나 두산밥캣과 같이 물적분할이나 인수합병 시 소액 주주의 피해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소액 주주들 사이에선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장(국내 주식 시장)도 반등할 것이란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과 재계는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이 기업의 경영 자율성을 지나치게 위축시킬 것이라며 반대한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에 더해 '공평 보호 의무'까지 만든 만큼, 기업들이 줄소송에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집중투표제 역시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선 어느정도 리스크를 감내할 필요가 있는데,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소송이 두려워 '인력 감축' 같은 단기 정책에 몰두할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히려 주주에게 해가 된다"고 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두산밥캣 사례에서처럼 물적 분할이나 인수 합병 시 소외될 수 있는 소액 주주의 권리를 보장할 필요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다. 이 부분만 자본시장법으로 '핀셋'으로 규제하자는 게 국민의힘의 논리다.
국민의힘은 이번 주 정부안을 토대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주권상장법인 간 합병 시 기존의 가액 산정기준이 아닌 주식 가격·자산 가치·수익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하고, 상장기업이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게 주식을 우선 배정하는 것을 줄기로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연내 당론으로 상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이번 정기국회 안에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여야가 '자본시장법'으로 극적 협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핀셋 규제가 맞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달 28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후 "핀셋 규제를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실제로 이뤄지면 굳이 상법 개정을 안 해도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핀셋 규제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맞는 말"이라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핀셋 규제'를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용민 의원이 지난달 발의한 법안은 '쪼개기 상장'때 기존 소액주주에게 신주의 25% 이상을 우선 배정하는 것을 줄기로 한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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