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쪽지예산' 지적…"최재해 퇴장하라" vs "도둑 제발 저리냐"

감사원 부당 지급 예산 2520억 …의원 지역구 민원예산 탓
야 "국회 공격 의도" …최재해 원장 "정치적 색채 동의 못 해"

박정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등에 대한 조정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11.2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여야가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국회의원이 지역구 민원성 예산을 끼워 넣는 이른바 '쪽지예산'으로 국비를 편성 받는 행태를 지적한 감사원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최재해 감사원장의 퇴장을 요구했고 여당은 "도둑이 제발 저리냐"며 응수했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간사 허영 의원은 "국회 예산심사 과정이 불법·편법적이고, 지역 예산을 끼워넣기 하는 쪽지 예산을 하고 있다는 (감사원의 발표) 보도 내용을 수많은 언론이 다뤘다"며 "지금껏 예결소위 과정에서 단 한 건도 그런 사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국민들에게, 국회의원들에게 진솔한 사과가 없는 감사원장에 대해서 퇴장을 명령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여당 감사인 김승수 의원은 "감사원에서 정당하게 지적한 것을 가지고 문제로 삼는다면 감사원이 제 역할을 하지 말라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응수했다. 이어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실질적으로 신규 사업으로서 반영해서는 안 될 사업들이 반영된 것이 결과로 나타난 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지난 26일 감사원이 공개한 '국고보조금 편성 및 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현행법을 위반한 부당 지급 예산은 약 2520억원 규모에 달한다. 특히 감사원은 국회 증액 요구 사업은 소수만 참여하는 비공식 협의체인 '소(小)소위원회'에서 '깜깜이' 논의가 이뤄지면서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민원 사업을 밀어 넣는 '쪽지 예산'이 개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번 감사보고서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최 감사위원장을 몰아붙였다. 정일영 의원은 "예산을 심의·의결하는 시기에 왜 우리 예결위를 공격하냐"며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윤준병 의원 역시 "감사원이 국회를 공격하기 위한 의도로 시기나 내용을 이용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박정 예결위원장 역시 "감사원이 그동안에 본인들에 대한 것들은 정확히 감사를 하지 않은 점을 스스로 반성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최 감사원장은 이번 감사보고서에 대해 "공익 감사청구가 들어온 국고보조사업의 일부분을 보고 나타난 문제점이 법령에 맞지 않기 때문에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사례들을 적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이어 "정치적 색채를 덧씌우는 건 제가 동의할 수 없다"면서도 "예산편성권 전체에 대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고 그렇게 비친 부분이 있다면 사과를 드리겠다"고 했다.

한편 예결위는 이날 전체 회의에서 2023회계연도 결산안과 2023회계연도 예비비지출 승인의 건을 처리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