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누락 아파트' 국민 불안에도…여야, 또 네 탓만[기자의눈]

수해·양평고속도 등 민생 현안마다 정쟁화
원인 규명·대책 마련보다 책임 공방 집중

2일 경기도 파주시 초롱꽃마을 3단지(파주운정 A34) 지하 주차장에 보강 공사를 위한 천막이 설치돼 있다. 2023.8.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철근 없는 아파트' 논란을 두고 여야의 '네 탓' 공방이 한창이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당시 이권 카르텔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책임 회피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굵직한 사회 이슈를 정치권으로 끌어들여 정쟁화하는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가깝게는 올 여름 수해,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논란 때도 여야는 대책 마련보다 정쟁에 몰두하면서 국민 피로감을 키웠다.

정부와 여당은 철근 누락 사태를 '건축 이권 카르텔'로 규정하고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무량판 공법 지하 주차장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시공, 부실 감리가 이루어졌다"며 포문을 열었다. 휴가 중인 김기현 대표도 "건축 이권 카르텔이 벌인 부패 실체를 규명하겠다"며 가세했고, 윤재옥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주택건설사업 관리정책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음을 추정해 보지 않을 수 없다"고 겨냥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이 책임을 떠넘긴다고 반발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철근 누락 사례가 발견된 LH 발주 아파트 15개 단지 중 13곳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공사를 시작했거나 준공됐다며 "윤석열 정부와 원희룡 장관이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고 맞섰다.

여야는 주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책임 공방을 벌여왔다. 지난달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수해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 해체가 수해 원인이라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장관이 김건희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이 제기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백지화하겠다고 선언했을 때도 국민의힘은 야당의 의혹 제기를,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무책임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독금물 의심 해외 소포 발송 사태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도 여야는 '네 탓'을 이어갔다.

지금까지 정쟁 소재로 쓰인 이슈들은 대부분 진보나 보수 이념 문제가 아닌 민생 문제였다. 무엇보다 철근 누락 아파트는 여야 모두 언급했듯이 국민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데 여야는 책임 떠넘기기에 바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여야 간 정쟁은 심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원인 규명이나 재발방지 대책 마련보다 정쟁에만 몰두하는 모습은 사태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국민 공감을 얻기도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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