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새시대] 정상회담 D-2…엇갈리는 여야 시선, 접점 찾을 수 있을까
與 "유일한 방안" vs 野 "굴욕적이고 무능"…관련 상임위도 공방
'문희상안' 두고 인식 차…尹 방일 후 머리 맞댈 수 있을지 주목
- 조소영 기자
(도쿄=뉴스1) 조소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마주앉는 한일정상회담이 14일로 단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회담을 바라보는 여야의 시선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회담을 통해 문재인 정부 당시 틀어진 한일관계를 개선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데 방점을 두고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윤석열 정부가 과거사(史)는 깡그리 무시한 굴욕외교로 일본행 티켓을 샀다는 입장이다.
이번 회담의 문을 열었다고 볼 수 있는 우리 정부의 '일본 강제동원(징용) 피해자 배상안' 발표 때부터 여야의 시선은 엇갈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배상 해법이 발표된 다음날(7일)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 방침을 밝혔는데, 이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2018년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평가했으나, 같은 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굴욕적이고 무능한 외교 결과"라고 비판했다.
여야의 이러한 인식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13일) 민주당은 '친일 굴욕 외교' 프레임으로 공세의 수위를 확실히 끌어 올렸다.
이재명 대표는 당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굴욕적인 배상안은 일본의 통절한 사과와 반성에 기초했던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아니라 돈 몇 푼에 과거사를 팔아넘겼던 '김종필-오히라 야합의 재판'"이라면서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날 당내에는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정상회담이 있는 이번 일주일은 규탄대회 등이 열리는 '집중 행동 주간'으로 지정됐다.
관련 상임위원회도 여야 충돌로 시끄러웠다.
전날 외교통일위원회는 한일정상회담 후 전체회의를 열자는 국민의힘의 불참 속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참석한 채 민주당 단독으로 열렸다.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의 굴욕적·반역사적 강제동원 해법 철회 및 일본 정부와 기업의 사죄와 배상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고, 국민의힘 외통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에 반발했다. 이들은 "헌정사에 없었던 폭거이자 의회 일당독재"라며 "오늘 회의는 공식 상임위 회의로 인정될 수 없으며 시작부터 원천무효"라고 강조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여야 공방이 벌어졌다. 행정안전부 산하에는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있고, 재단은 이번 정부안에 따라 일본 기업 대신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업무를 맡는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제3자 변제 방안은 역대 우리나라 외교에 있어 가장 최악의 외교 실패"라며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인 일본의 사과와 반성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반면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은 "어려운 시기에 윤석열 정부가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와 국익을 위해서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은 우리 한일관계를 거의 방치를 해둔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원로들 간 이견도 지속되고 있다. 정진석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8일 이번 정부안은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아이디어와 맞닿아 있다면서 "여야가 '문희상 안'의 플러스 알파(+α)를 놓고 새로운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른바 '문희상 안'은 2019년 당시 문희상 국회의장이 추진한 것으로, 한일정부와 기업, 국민이 참여하는 재단 설립을 통해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대위변제하자는 것인데, 제3자 대위변제를 골자로 하는 현 정부안과 닮은 지점이 있다는 게 정 전 위원장의 주장이다.
다만 정부안에는 일본 기업이나 정부의 기여가 빠져 있다는 점에서 결정적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적잖다. 문 전 의장은 이를 "하늘과 땅 차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여당은 야당의 이런 반발을 일면 이해하면서도 서운함이 더 큰 모습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외교·안보는 대승적 차원에서 봐야 하는데, 민주당은 그런 점은 아랑곳없이 정부 발목잡기에 몰두하는 듯하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 정부로부터 상응하는 조치도 얻을 계획"이라며 "민주당이 이런 중대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돕지는 못할 망정, 상임위 전체회의에 양금덕 할머니까지 모셔와 정쟁을 일으키고 정부를 비방할 방침만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16~17일에 있을 윤 대통령의 방일 이후 여야 공방은 더 불이 붙을 여지가 많다. 여야가 그 안에서 머리를 맞대고 어떤 해법을 도출해낼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이번 일본 방문은 지난해 5월 취임한 윤 대통령의 첫 방일이자,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2019년 6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오사카를 찾은 후 약 4년 만이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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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일정상회담이 오는 16일 열린다. 약 4년 10개월만에 일본에서 열리는 한일정상회담은 정치·외교·안보·사회·경제 전 분야에서 교류의 물꼬를 틀 전망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한일 양국간 미래지향적 발전이라는 측면을 넘어, 국제질서 재편과정에서 동북아 안보 지형의 한 축인 한미일 지각판을 완성하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 뉴스1은 정치부·외교안보부·산업1부·국제부 기자가 참여하는 도쿄 특별취재팀을 구성, 한일 간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현지 취재로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