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가결·文 공포만 남아…檢·국힘 "文 거부권 행사해야"

형사소송법 본회의 가결, 오후 국무회의 예정…與 "사개특위 구성해 개혁 입법 완수"
대검 "재의요구권 마지막 호소"…전국 검사장 "피해는 힘없는 사람에 돌아가"

박병석 국회의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수정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철 유새슬 장은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 온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안이 3일 오전 국회 본회의를 모두 통과했다. 이날 오후 국무회의에서 법안 공포안이 의결될 전망이다.

핵심 입법을 마무리한 민주당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를 가동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한국형 FBI) 설립 등 남은 절차를 마저 진행할 예정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입법 강행에 강력 반발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정권 이양을 일주일 앞둔 정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검찰 역시 이날 본회의 통과를 강력 비판하면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는 등 반발을 이어갔다.

◇국회, 검수완박 입법 마무리…윤호중 "국민 걱정 부분 살피겠다"

국회는 이날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고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재석 174명 중 찬성 164명, 반대 3명, 기권 7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입장한 뒤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절차적 문제점 등을 들어 항의했으며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검찰청법 개정안 처리에 공조했던 정의당은 이날 형사소송법 개정안엔 6명 전원 '기권' 표를 던졌다. 반대 3명은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국민의당의 이태규·최연숙 의원이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기권'했다.

검수완박 법안은 민주당이 당론 법안을 제출한 지난 15일 이후 18일 만에 입법 절차를 완료했다. 1949년 검찰청법 제정 이후 73년 만,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68년 만에 형사사법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불과 한달도 채 걸리지 않은 것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의 경우 검찰이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완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해 별건 수사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이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한 불송치 사건에 대해서 고소인과 법률대리인 등이 이의신청을 하면 해당 사건은 검찰에서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의신청권자에서 고발인을 제외했다.

형사소송법은 지난달 30일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국민의힘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하면서 표결이 진행되지 않았고, 민주당의 '회기 쪼개기'로 당일 임시회가 종료된 뒤 새롭게 소집된 이날 임시회 첫 본회의에 자동 상정돼 표결 절차를 밟았다.

앞서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에서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4개 범죄를 제외(선거범죄는 연말까지 유예)하고 부패범죄, 경제범죄만 남기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검찰청법 개정안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지난달 30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박병석 의장은 이날 본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이번에 통과된 의장 중재안은 의장의 독창적인 안이 아니라 여야 원내대표의 장시간 논의를 통해 도출한 사실상의 여야 합의안"이라며 "최고 수준의 합의가 어느 일방에 의해 단적으로 부정당한다면 대화와 타협의 정치, 의회정치는 더 이상 설 땅이 없을 것"이라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향후 사개특위를 구성해 개혁 입법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본회의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역사는 또 한고비를 넘었다. 검찰개혁 표결의 순간, 기쁨보다는 가슴에 돌 하나가 더 얹어진 느낌"이라며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사개특위를 비롯한 검찰개혁의 안착과 국민이 걱정하는 부분을 잘 살펴 국민 모두가 승리하는 검찰개혁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표결처리가 진행되자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안철수 "거부권 행사해야"…국힘 "대체 왜 정권교체 시기에"

국회 본회의 개최에 따라 당초 이날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었던 문 대통령 주재 마지막 국무회의는 이날 오후 2시로 연기돼 개최된다.

오후 국무회의에서는 본회의를 통과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공포안이 상정된다. 이후 관보 게재로 '공포' 절차가 이뤄지면 '공포 4개월 후'인 9월 초 법안이 시행된다. 문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 없이 두 개 법률 공포안을 의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위와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입법 강행에 반발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다. 또한 향후 중수청 설치를 논의할 사개특위 역시 불참할 예정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기 바란다"며 "만약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다고 한다면 반드시 이것은 제대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대체 이 악법을 왜 정권교체 시기에 통과시키려 하는지, 국민적 반대에도 이를 무시하고 밀어붙일 만큼 절박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청와대와 민주당은 아무런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검수완박 악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단 한 번이라도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검찰청법 개정안이 지난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해 가결된 가운데 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5.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檢 "시민단체, 학계 대다수 반대…해결책 마련하겠다"

검찰도 문 대통령을 향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하며 마지막 저지에 나섰다.

대검은 이날 오전 '검수완박 법안 국회 통과에 대한 검찰 입장'을 내고 "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께서 형사사법제도 개편이 심도 있는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쳐 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헌법에 규정된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줄 것을 마지막으로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법안이 시행되면 고발인의 이의신청 권한이 박탈돼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선의의 고발이나 내부 비리에 용기를 낸 공익제보자의 호소는 가로막히게 된다"며 "시민단체, 학계, 법조계 대다수가 법안 문제점을 지적하며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 검사장들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피해는 권력자가 아닌 힘없는 사람에게 돌아간다"며 "검찰청별로 법안의 문제점을 계속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법학교수회는 이날 성명에서 입법 과정에 대해 "절차적으로 국회법상의 법률안 심의 절차를 형해화하는 등 명백한 위법성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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