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尹 회동 취소에 '자숙' 깬 민주…"MB 사면, 尹 직접 하라" 포화

김오수 사퇴 압박 및 수사지휘권 폐지 방침에도 십자포화
"검찰 중립성 훼손하고 권력자에 충성하는 검찰 공화국 만들려는 것"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오월 영령에 참배한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3.16/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서울=뉴스1) 이준성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차기 정부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16일 더불어민주당이 인수위를 향한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대선 패배 이후 '반성'과 '쇄신'을 앞세우며 자세를 낮춰 온 민주당이지만 '점령군 같은 인수위의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나온다.

특히 이날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첫 회동이 급작스럽게 취소되며 정권교체기 신·구 권력의 갈등이 표면화한 것과 때를 맞춰 '윤석열 인수위'를 향한 여당의 공세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은 회동이 무산된 데 대해 공식적인 설명을 내놓지는 않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 및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특별사면 문제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회동 불발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은 인수위 외교·안보 분과에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현 외교부) 2차관과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등 이명박(MB) 정부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된 것을 두고 "2기 MB 정부"라며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서 "김태효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남북관계의 아이콘"이라면서 "돌고 돌아 김 교수냐. 다시 실패를 반복하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김 인수위원이 설계한 '비핵·개방 3000'이 실패한 이유는 명확하다. 북한이라는 엄연히 존재하는 상대를 유령 취급하여 무시하며, 이명박 정부 입맛에만 맞춘 정책이기 때문"이라면서 "실패에 대한 반성 없는 재탕, 삼탕은 곤란하다"고 비판했다. '비핵·개방 3000'은 '비핵화 땐 (북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3000달러 달성을 돕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다.

신동근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윤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구성을 보니 윤석열 정부는 가히 2기 MB정부라 불러도 손색없을 것 같다"면서 "인수위 비서실장(장제원 의원)이 MB계로 분류되고, 인수위 대변인(김은혜 의원)은 MB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했다. MB사면 요구는 당연한 수순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공적 권력을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삼는 일만은 없기를 바란다"고 쓴소리를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뒤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등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2022.3.16/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민주당 일각에선 또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에게 요청할 것으로 관측되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에 반대하며, 이 문제를 차기 정부로 넘겨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고영인 의원 등 민주당 초선의원 18명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통령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등 혐의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을 확정받은 중대 범죄자"라면서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반대했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의 사면 요구는 사적 이익을 위해 법 원칙도 공정도 무시하고 권한을 남용하는 정치꾼의 민낯을 드러낸 것"이라며 "직접 수사하고 기소했음에도 사면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윤 당선인이 대통령이 된 뒤에 직접 책임 있게 하시기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박주민 의원도 MBC라디오에서 "얼마 전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할 때 이 전 대통령 사면도 검토됐었다고 알려졌지만, 그 결과 상황이라든지 시기라든지 국민 법 감정이나 이런 것들 고려했을 때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던 부분"이라며 "지금 와서 다시 당선인의 요청이 있다고 해서 그 당시 판단을 뒤집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여당은 윤 당선인의 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김오수 검찰총장에 대해 "거취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지 않나"고 압박한 것을 두고도 '반대파 찍어내기'라고 공세를 가했다.

조정식 의원은 SNS에서 "김 총장의 임기가 아직 1년도 넘게 남았는데, 윤 후보가 당선되자마자 곧바로 '반대파 찍어내기'에 나선 것 아닌가. 임기를 지키려면 이재명을 겨냥한 수사를 하라는 압박 아닌가"라면서 "검찰의 중립성을 훼손하고 권력자에 충성하는 서슬 퍼런 검찰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민 의원도 권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전형적인 말 바꾸기"라면서 "검찰의 중립과 독립이 중요하다고 계속 강조하면서 여러 가지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는데, 정작 검찰총장의 임기는 보장하지 않겠다는 것은 앞뒤가 너무 안 맞는다"고 꼬집었다.

비판의 화살은 윤 당선인이 공약한 '민정수석실 폐지'와 '수사지휘권 폐지'로도 향했다. 윤 당선인은 검찰 독립성 확보를 위해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인 사건에 관해 검찰총장에게 지휘·감독할 수 있는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최초의 검찰 출신 대통령의 등장으로 검찰 독재를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는 것, 정치보복을 우려하는 국민이 많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면서 "당선 직후부터 자신의 친정인 검찰부터 챙겨서야 성공적 국정 운영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주민 의원은 "수사지휘권 폐지나 민정수석실 폐지가 어떻게 보면 검찰의 독립을 보장해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대통령 자신의 측근, 혹은 본인과 특별관계에 있는 사람을 총장 등 주요 보직에 앉히고 단계를 다 해체하면 직접 대통령이 통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면서 "관여하는 사람도 없게 되고 증거도 없게 돼서 대통령이 더욱 강력하게 검찰과 직접 소통할 수 있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박광온 의원도 KBS라디오에서 "그것(수사지휘권)이 검찰에 대한 유일한 통제 수단"이라면서 "국민이 우려했던 이른바 검찰 공화국, 검찰 왕국 등의 어두운 그림자가 떠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수사 지휘는 오직 법무부 장관만이 검찰에 대해 할 수 있게 돼 있다. (법무부 장관을 제외하면) 대통령 등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라며 "문민통제의 수단인데 그것마저 없애겠다고 하면 검찰을 아예 다 풀어주고 검찰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js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