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결혼 10주년'…"하루 이틀 내려갔다 오겠다"

김 여사, 개표상황실 당선 순간에도 尹 옆에 앉지 않아…공개일정 시작 시점 관심
결혼기념일 맞아 당선인 부부 '주말여행' 가능성…尹 "문대통령도 쉬라고 하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초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나서고 있다. 2022.3.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가 막바지에 이르던 지난 10일 새벽. 국민의힘 개표상황실 맨 앞줄 좌석 세 개에 이름표가 붙었다. 중앙 좌석에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라고 적혔지만 그 양옆 좌석에 붙은 종이는 '백지'였다. 백지 좌석의 양옆은 각각 이준석 대표와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 자리였다.

현장에선 빈 자리 두 곳의 주인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건희 여사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당대표와 선대본부 수장보다 후보 곁에 가까이 앉을 인사라면 그 두 사람밖에 없다는 건 합리적 추론이었다.

실제로 후보 오른쪽 자리엔 안 대표가 앉았다. 하지만 남은 백지 좌석 한 자리의 주인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대신 권영세 본부장이 한 칸 당겨 앉아 자리를 채웠다. 이렇게 김 여사의 공개 일정은 또 한번 미뤄졌다.

지난 10일 새벽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 맨 앞줄 좌석. '윤석열 대통령 후보' 스티커가 붙은 좌석 양 옆에 빈 종이가 붙어있다. 2022.3.10/뉴스1 ⓒ News1 유새슬 기자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11일 김 여사의 공개 일정 계획에 대해 "예측하기가 정말 힘들다.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후보 신분이었을 때는 물론 대통령 당선인이 된 지금도 역시 '영부인의 등장'은 오로지 당선인과 배우자의 몫이라는 취지다.

그럼에도 당내에선 김 여사의 등장을 내심 기대하고 또 준비하는 눈치다. 전날(10일) 선거대책본부 내부에서는 당선 인사 때는 김 여사가 윤 당선인과 동행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마련된 '백지 좌석'이었다. 대통령이건 도지사건 국회의원이건, 당선 순간 당선인 부부의 투샷은 매우 자연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김 여사는 당일 새벽 자택에 머물렀다. 대신 뉴스1에 "당선인이 국민께 부여받은 소명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미력하게나마 곁에서 조력하겠다"며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회의 그늘진 곳에 당선인이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내조에 주력하면서도 대통령이 챙기기 어려운 분야에 대해서는 조용히 신경써 돕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당선인 부부의 결혼 10주년이다. 두 사람은 2012년 3월11일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번 주말 당선인 부부가 깜짝 주말 여행을 떠난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얘기가 당선인 주변에서 나온다.

실제 윤 당선인은 참모들에게 "대통령직인수위가 출범하면 바쁘니 그 전에 하루 이틀 정도 내려갔다 오려고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윤 당선인과 첫 통화를 한 문재인 대통령도 업무가 바빠지는 인수위 출범 전에 휴식을 가질 것을 권했다고 한다.

이날 윤 당선인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및 크리스토퍼 델 코스 주한미국대사대리 접견 일정을 비롯해 비공개 일정을 다수 소화할 계획이어서 일정을 마무리한 이날 밤이나 토요일인 12일부터 일요일까지 김 여사와 함께 '휴가'를 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yoo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