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추경 증액 반대한 홍남기에 "목 쳐야"…李 "국힘은 사람 죽길 원해"

노웅래 "곳간지기 시켰더니 자기가 주인"
송영길 "홍남기 말 안 들어…집권당이 靑·정부와 싸울 수도 없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12월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민주연구원장인 노웅래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1.12.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새벽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단독 처리한 가운데 여권 내에서 '추경 대폭 증액'을 반대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나왔다.

홍 부총리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및 예결위 여야 간사와 추경안 관련 회동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규모가 (정부안 14조원에서) 2조원 플러스 알파(+α) 규모"라고 밝혔다.

그는 여야의 추경 증액 요구에 대해 "최근 국채시장이 흔들리고 있고 우크라이나 사태도 연관이 돼 국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국가 신용등급과 관련한 신용평가사와의 협의 관계도 있고 물가, 국채시장, 금융시장, 국제 금융 변동성, 국가 신용등급까지 다 연결된 문제"라며 반대한 바 있다.

이에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의원은 전날(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홍 부총리가 국민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훈계하고 있다"며 "당장 목을 쳐서 국민의 울분이라도 풀어줘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노 의원은 "홍 부총리의 추경과 관련해 마치 선심쓰는 듯한 고압적 발언에 귀를 의심하게 된다"며 "곳간지기를 시켜 놨더니 되레 자기가 주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영업자가 살아야 내수 경제가 살고, 경제가 살아나야 대한민국이 산다"며 "손실보상, 방역완화, 대출금리 인하 등 정부가 자영업자에게 좀 더 따뜻한 정책을 내놓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도 페이스북에 "정부는 도대체 뭐 하라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추경의 대폭 증액도 반대하고 방역 대책도 하나마한 것을 완화라고 내놓고 있다. 정말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가세했다. 송 대표는 이날(19일) 강원 속초시 유세에서 "지금 문재인 정부 홍 부총리가 말을 잘 안 듣는데, 집권당이 청와대, 정부와 싸울 수도 없다"며 "우리가 최대한 설득해서 3조5000억원을 늘려 일단 17조5000억원에, 130조원 대출 연장을 결합해 이번에 (추경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2시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고 14조원 규모의 정부안대로 추경안을 상정해 의결했다. 이종배 예결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예결위 위원들은 불참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날치기'라며 반발했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추경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각을 세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경남 거제시 유세에서 "민주당이 국회 다수당이라는 것을 빌미로 새벽에 14조 원짜리 예산을 전격 통과시켰다"며 "이건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 보상이 아니고 선거를 앞둔 선심성 예산에 불과하다"며 깎아내렸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전북 전주시 유세를 통해 "지금 국민의힘은 실현 불가능한 걸 내세우면서 사람이 죽길 원하고 있다. 사람이 죽어야 자기들한테 표가 오니까 그런 것 아니냐"고 지적하며 "3월9일 대선이 지나면 특별 긴급 재정명령을 해서라도 그간의 손실을 다 보전해 놓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