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무릎꿇린 '불공정' 화두 다시 정국 전면에…이번엔 '공수교대'

민주당, '김건희 허위이력' 맹폭…"尹 '공정의 댐' 붕괴될 수도"
국민의힘은 '난감'…김종인 "방법 고민 중"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논란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을 들으며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2021.12.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조국 사태' 등을 계기 삼아 정부·여당을 향해 오랫동안 공정성 논란의 불을 지폈던 국민의힘이 이번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의 '허위 이력' 논란으로 수세에 몰리면서 '불공정'이 대선 정국에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김건희씨 과거 허위 경력 사태가 윤 후보가 상징하는 '공정·정의' 정체성을 뿌리부터 흔들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내로남불' 역공 의지가 매섭다.

김건희씨가 허위 재직 경력과 가짜 수상실적으로 겸임교수직 등을 지냈다는 의혹은 취업 문제로 고통받으며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린 청년들에게 똑같이 '배신'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민주당 선거대책위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은 16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논란에 대해 "윤 후보의 허위 공정의 댐에 균열이 생기는 사태를 불러오고, 결국에는 가짜 공정의 댐이 붕괴될 수가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윤 후보가 부분적으로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문제가 안 된다는 식인데 검찰총장을 하신 분이, 공정을 기치로 내걸고 대통령 나오신 분이 하실 말씀인가"라고 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야말로 '내로남불'이 저럴 때 되는 것"이라며 "대응이 잘못돼서 일을 더 키운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건희씨가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마저도 여당의 공세 대상이 됐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사과면 사과지, 사과할 의향이 있다는 것은 도대체 어디에 나오는 사과인지 잘 모르겠다"며 "국민께 사과하는데 간 보기 하는 것도 아니고 진정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난감한 표정이다.

김종인 중앙선대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인 스스로 사과를 하겠다고 얘기했으니 어떤 형식으로 사과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우리가 뭐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차원에서는 개인에 대한 사과를 따로 할 수가 없다"면서도 "선대위 차원에서는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민주당과 '공수'가 뒤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마찬가지로 지금 국민의힘이 아무리 민주당의 내로남불을 비판해도 국민들에게 내로남불로 찍혀버리면 그 비판이 먹히지 않는다"며 "조국(전 법무부 장관)이 심판을 받았듯이 우리도 잘못이 있으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것이 공정과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선대위 내 '배우자팀'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yos54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