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노회찬 버스' 타고 정의당 끌어안기…진보 결집 SOS

정의당, 재보선 무공천 후 공식 지지 없이 '정중동'…캐스팅 보트 될까

4.7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 오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하기 위해 6411번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박영선 후보 캠프 제공) 2021.4.6/뉴스1

(서울=뉴스1) 이준성 기자 = 4·7 서울 보궐선거를 코앞에 둔 6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꼭두새벽부터 '노회찬 버스'로 유명한 6411번 시내버스의 첫차에 몸을 실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6411번 버스는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 덕분에 유명해졌다. 노 전 의원은 2012년 한 연설에서 "(버스 승객들은) 이름이 있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냥 아주머니, 청소하는 미화원일 뿐, 존재하되 우리가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들"이라며 필수노동자들의 삶을 조명한 바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저는 노회찬 의원이 (2014년 재보궐선거 때) 동작에 출마했을 때도 혼신의 힘을 다해 도와드렸다. 어떤 유불리도 따지지 않고 진심을 다해 도움을 드렸다"면서 과거 노 전 의원과 정의당의 선거 운동을 도왔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심상정 의원을 향한 박 후보의 선거 지원 요청에 대해 "염치가 있어야 한다"고 한 여영국 정의당 대표에 대해서도 "아마 섭섭한 부분이 많이 있어서 그랬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비판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박 후보의 최근 행보는 재보선 승리를 위해 진보 세력의 표심 결집이 절실한 상황에서 21대 총선 위성정당 논란, 민주당의 재보선 공천 결정 등으로 최근 사이가 요원해진 정의당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을 제치고 득표율 4위를 기록한 신지예 무소속 후보를 포함해 기본소득당(신지혜)·진보당(송명숙)·여성의당(김진아) 등 진보 진영에서 다수의 후보가 나왔다. 보수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로 결집되는 분위기인 반면, 진보의 표 분산 가능성은 비교적 큰 셈이다.

특히 여당이 지난달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로 싸늘해진 민심이 오 후보의 내곡동 특혜보상 의혹 검증 과정과 거짓말 공방으로 다시 회복되고 있다며 한 자릿수 내 접전을 예측하는 상황에서, 정의당 지지층 표심의 향배가 이번 선거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열쇠가 될 가능성이 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4.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엠브레인퍼블릭(뉴스1 의뢰)이 지난달 30~31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의당 지지율은 4.8%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32.2%)과 더불어민주당(29.4%) 지지율 차이인 2.8%p를 상회하는 수치로, 정의당 지지층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현재 정의당은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은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그 어떤 당도 지지하지 않고 있다.

정의당은 전날 심상정 의원이 신지혜 서울시장 후보에게 지지 메시지를 보냈다는 기본소득당의 주장에 대해 이동영 수석대변인의 명의로 "특정 후보와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이날 통화에서 "정의당 지지자들은 기본적으로 국민의힘 보다는 그래도 민주당에 호감을 갖는 편"이라면서 "그들이 똘똘 뭉쳐 박영선 후보를 밀어줄 경우, 공표 금지 전에 나왔던 여론조사 결과보다 훨씬 더 접전이 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jsl@news1.kr